(남해=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3시즌을 준비하는 K리그1 대구FC의 '영입' 명단엔 낯설지 않은 이름이 있다.
지난해에도 팀에 속했던 공격수 에드가(36·브라질)다.
대구 소속으로 2018년부터 뛰며 리그 95경기에서 35골 15도움을 기록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 각종 대회에서 맹활약한 에드가는 지난해 3월 ACL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입은 부상으로 한 시즌을 날려버렸다.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과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지자 결국 대구와 계약을 해지했고, 힘겨운 재활의 시간을 거쳤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대구는 회복한 그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고, 에드가는 새롭게 대구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었다.
에드가는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상 부위는 완벽해졌다. 완전히 회복돼서 더 단단해졌다고 느낀다"며 "이젠 체력이 중요한데, 팀과 함께 훈련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는 걸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 해지 이후 브라질로 돌아가 최대한 이른 날짜를 잡아 수술을 받았다는 에드가는 물리치료와 재활, 필드 훈련을 차근차근 진행하며 동계 훈련 합류에 무리가 없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하고 며칠 정도는 움직이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제 훈련과 연습경기에도 참여하면서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에드가의 공백 속에 대구는 롤러코스터 같은 2022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반 12경기 무승에 빠지는 등 부진을 거듭하며 강등 위기를 겪었지만, 막바지 반등으로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다.
에드가는 "대구에 오래 있었고, 역사를 함께 했기에 개인적으로 팀이 어려운 상황을 겪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 선수들이 힘들겠구나 싶었고, 내가 저기 있었다면 보탬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더라"며 "마무리가 좋아서 기뻤다"고 되짚었다.
그는 "대구에서 애정을 갖고 마음을 쏟았고, 함께 좋은 일도 많이 있었다. 수술 이후에도 다른 어떤 구단보다도 대구가 큰 관심을 표현해줬다"며 "큰 사랑을 받은 것을 알고 있기에 그런 팀에 다시 돌아오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세징야와 더불어 대구에서 단순히 '외국인 선수 한 명' 이상의 존재감을 지니는 에드가의 부활은 팀뿐만 아니라 에드가 자신도 이번 시즌 간절히 원하는 바다.
에드가는 "같은 팀에 있지만, 지금의 마음가짐은 새로울 수밖에 없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며 "팀에 지난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목표로 하는 순위에 오르도록 공격수로서 득점으로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팬들에게는 "제가 큰 사랑을 주시고, 가족들도 아껴주셔서 감사하다. 그런 사랑과 응원에 힘입어 항상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기쁘거나 어렵거나 같이 해온 것처럼 올해도 함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베테랑의 역할도 에드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는 이번 시즌 대구의 외국인 선수 중 최고참이며, 선수단을 통틀어서도 이근호(38), 이용래(37)에 이어 가장 나이가 많다.
에드가는 "나이가 들었지만, 그만큼 경험도 쌓였으니 어떤 면으로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로 확신한다"며 "운동장 안팎에서 본보기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선수들이 특히 빛나는 활약을 펼쳐 온 대구엔 이번 시즌 새로운 브라질 공격수 바셀루스와 미드필더 세라토가 가세했다.
이들을 위해 한국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걸 알려달라고 하자 에드가는 "윗사람을 공경해야 한다. 제가 '형'이니까 저에게 잘해야 한다"는 미소 섞인 답을 내놨다.
다만 아직 '선배'의 팁이 잘 전해지진 않은 모양이다.
에드가는 "바셀루스와 세라토에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 여긴 한국이니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해도 아주 가끔만 듣더라. 차라리 한국 선수에게 얘기하는 게 더 편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