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배구연맹(KOVO)이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선수 권익 보호와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정을 새로 마련한다.
연맹은 '오지영(페퍼저축은행) 트레이드'로 불거진 프로 스포츠 표준 계약서 위반 여부와 관련해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한 유권 해석을 결과를 받았다고 3일 전했다.
문체부는 표준계약서 제4조 제3항에 따라 '구단 간 경기 출전 배제 합의에 따른 선수의 출전 불가 사항에 대해서 명시적인 차별 금지 사유로 규정하지는 않으나, 선수의 권익이 침해되거나 구단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요소가 있다고 사료돼 연맹 규약 내 해당 사례 금지조항 신설 등 제도적인 개선 방안 마련을 권고한다'는 답변을 배구연맹에 보냈다.
연맹은 문체부의 유권해석과 제도 개선 방안 마련 권고를 바탕으로 시즌 종료 후 남녀부 14개 구단과 논의해 선수 권익 보호 및 구단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한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보완 및 개선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구단은 지난해 12월 페퍼저축은행에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을 보내고 2024-2025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주고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양 구단의 합의 내용은 올해 1월 설 연휴 기간에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GS칼텍스 구단은 신인 지명권을 두 시즌 후에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트레이드 균형을 맞추고자 페퍼저축은행에 오지영을 이번 시즌 GS칼텍스와의 경기에 투입하지 말 것을 제안했고, 페퍼저축은행은 이를 받아들였다.
배구연맹은 이적 선수의 출전 금지를 제한하는 규정이 연맹 규약에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트레이드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합뉴스의 취재 결과 두 구단의 트레이드 합의는 기량 외적인 이유로 선수를 차별해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프로 스포츠 표준계약서에서 제시한 내용에 어긋나는 내용이기도 하다. 게다가 특정 팀을 상대로 한 출전 금지 합의는 경기의 공정성을 해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배구연맹은 문체부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고, 문체부는 개선 사항을 마련하라는 권고로 일을 매듭지었다.
다만 연맹은 앞으로 보완할 규정을 이번 오지영의 트레이드에 소급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오지영이 양 구단 합의에 따라 이번 시즌에는 GS칼텍스와의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한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