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확률로 따져서 계산해봤어요. 캐롯의 3점 성공률에 따른 득점, 우리 2점 성공률에 따른 득점을 비교해보면 우리가 지게 되더라고요."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올 시즌 고양 캐롯이 표방한 '3점 농구'의 위력을 인정했다.
전 감독은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지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 "나도 내년에 캐롯의 농구를 좇아보려고 연구해봤는데, 우리 (3점) 성공률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K의 성공률은 31.9%다. 시도 수도 20.7개로 8위다.
반면 캐롯은 무려 35.2개를 34.8%의 성공률로 던지고 있다. 프로농구 최초로 2점(32.3개)보다 3점을 많이 쏘는 팀이다.
이런 파격적 경기 운영을 두고 김승기 캐롯 감독은 "잘못된 농구다. 프로농구를 망치고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농구에 변칙은 없다"며 "재미있는 농구다.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캐롯의 성공률이면 그만큼 쏴도 된다"며 "지난 경기 당시 선수들에게 '경기 통계만 보면 우리가 진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캐롯의 3점 성공률에 따른 득점, 우리 2점 성공률에 따른 득점을 비교해보면 우리가 지게 되더라"라며 "결국 3점 자체를 못 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직전 경기에서 캐롯이 36개 3점을 던져 11개를 성공했다. 다른 팀이랑 할 때 40개 이상 던질 때도 있는데 시도 자체를 5개 정도 줄인 것"이라며 "무조건 못 쏘게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감독이 언급한 직전 맞대결에서 SK는 캐롯(24개)의 2배가 넘는 50개의 2점을 쏜 끝에 82-80으로 신승을 거뒀다.
한편 '3점 농구'의 주인공 김 감독은 오히려 통계나 확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김 감독은 "데이터를 본다고 되는 게 아니다. 경기 중 던져서 들어가면 이기는 것"이라며 "다 운에 따른 것 결과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잘못된 거다. 말도 안 되게 3점을 막 던지고 있는데 성공하면 농구가 이상해지는 것"이라고 또 한 번 너스레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