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의 경기. GS칼텍스 모마가 서브를 하고 있다. 2023.2.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GS 칼텍스는 지난달 23일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
당시 GS칼텍스는 최하위 페퍼저축은행과 방문경기에서 주변의 예상을 깨고 1-3으로 덜미를 잡혔다. 페퍼저축은행은 당시 홈 13연패, 4연패 늪에 빠져있던 상황이라 GS칼텍스가 받은 충격의 정도가 컸다.
패배의 중심엔 GS칼텍스 외국인 선수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가 있었다.
GS칼텍스 공격의 핵심인 모마는 지난달 20일 현대건설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고, 모마의 결장으로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에 승점 3을 헌납했다.
코트 밖에서 팀의 패배를 바라본 모마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는 "페퍼저축은행전 패배를 지켜보며 미안한 감정과 슬픈 감정이 솟구쳤다"며 "더욱 부상관리에 집중한 이유"라고 말했다.
모마는 27일 한국도로공사전에 복귀했지만, 페퍼저축은행전 패배의 여파는 컸다.
팀 분위기가 떨어진 GS칼텍스는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고, 지난 2일 현대건설전에서도 셧아웃 패배를 하며 3연패에 빠졌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나도 힘들었던 시기"라며 "스트레스가 심해 몸이 아팠다"고 말했다.
모마는 이를 갈았다. 그는 "눈이 충혈될 정도로 감독님의 몸이 좋지 않았다"며 "그럴수록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트에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고, 더욱 똘똘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모마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홈 리턴 매치에서 이를 갈고 맹공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3점을 폭발하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10득점 이상을 한 양 팀 선수 중 유일하게 공격 성공률 50% 이상(58.82%)을 찍기도 했다.
모마는 "오늘 경기처럼 남은 경기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무릎 상태는 나쁘지 않다. 더욱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모마는 막차를 타고 V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선수다. 2021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7순위로 GS칼텍스에 호명됐다.
V리그엔 생소한 아프리카 출신(카메룬)인데다 외국인 선수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184㎝) 탓에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모마는 특유의 탄력 있는 플레이와 악바리 근성으로 V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지난 시즌 4, 5라운드에서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모마는 올 시즌에도 최다 득점 2위(654점), 공격 성공률 3위(43.26%), 세트당 서브 에이스 2위(0.23개) 등 공격 각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달리며 맹활약 중이다.
비록 지난달 무릎 부상으로 잠시 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무서운 회복 속도를 보이며 복귀해 다시 펄펄 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