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신진호 대체자' 이야기가 나와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걸 지우는 게 제 역할인 듯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에서 포항 스틸러스로 적을 옮긴 미드필더 김종우(30)가 팀의 간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종우는 6일 제주 서귀포칼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어떤 면에서는 (신진호보다)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포항의 왕, 팀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작년 진호 형처럼 포항이라는 팀을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 시즌 2부를 제패하고 1부 승격을 확정한 광주에서 뛴 김종우의 포항행은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그는 본래 광주에서 새 시즌을 맞으려 했다.
그런데 지난달 포항의 간판 미드필더였던 신진호가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종우는 "진호 형이 떠난다는 이야기가 나온 날 오후 11시쯤 (김기동) 감독님과 통화했다. 다음 날 개인 협상을 했고, 이틀도 안 돼 마무리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2년 전부터 포항과 (이적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오고 싶었던 팀이라 주저함이 없었다"며 "더 자유로운 분위기라 적응하는 데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포항은 지난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온 김종우가 신진호의 공백을 메워주길 기대한다.
(제주=연합뉴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이 6일 제주 서귀포칼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3.2.6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김기동 감독은 이날 "영입 0순위 선수들은 몸값 등 문제가 있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김종우가) 최선의 선택"이라며 "진호는 넓게 공을 뿌려준다면, 종우는 좁은 공간에서 치고 나가면서 연결고리가 돼주는 스타일"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김종우는 신진호와 썼던 6번을 등번호로 받았다. 이 번호는 김 감독의 현역 시절 번호이기도 하다.
김종우는 "본래 10번을 원했는데 늦게 합류해 번호가 없었다. 6번의 의미는 몰랐다"며 "감독님께서도 6번인데 잘하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진호 형의 자리에 쓰려고 하실 것 같다. 나도 그쪽 포지션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는 지난 시즌 32경기에서 4골 10도움을 올려 K리그1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오를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자랑했다.
이와 비교되는 김종우는 자신도 충분히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시즌 전 공격포인트 10개 이상을 목표로 정해놓긴 했다. 하지만 경기만 많이 뛰면 포인트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지난 시즌 세트피스 키커를 진호 형이 맡아서 어시스트를 많이 올렸는데, 올해 내가 (킥을) 잘 연습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종우는 갑작스러운 이적인 만큼 광주의 이정효 감독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 내가 경기를 많이 못 나왔다. 이정효 감독님과 미팅도 정말 많이 했다"며 "내가 힘든 부분도 있었고, 감독님이 기대한 부분도 많아서 맞춰가는 데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떠난다고) 인사드리면서 펑펑 울었다"며 "그 정도로 미운 정이 많이 들어서 죄송스럽고 또 아쉬웠다. 그런 마음이 섞여 있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