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남기일 감독은 2023시즌을 앞두고 달라진 모습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20분이 채 안 된 기자회견 동안 '소통'이라는 단어만 10번을 언급했다.
남 감독은 7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그저 방문을 열어놓고 기다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게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단한 말이지만, 선수들에게 컨디션은 어떤지 가족은 어떤지, 필요한 부분이 뭔지 물어본다. 그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했다.
2020년 제주의 16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남 감독은 당시 2부에 있던 팀을 K리그1로 올려놨다.
이때 K리그2 감독상을 받으며 지도력을 인정받는 남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제주를 5위로 이끌었다.
그러나 남 감독 체제에서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주민규, 윤빛가람 등 주축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고 팀을 떠나는 등 악재도 있었다.
주민규는 울산 현대로 이적했고, 윤빛가람은 이기혁과 트레이드를 통해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내부적으로 선수들과 대화가 없다 보니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돌아본 남 감독은 "소통 부문에서 윤빛가람이 나와 대화를 많이 못 해 나도 아쉬웠다. 나도 감독으로서 많은 공부가 됐던 선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선수가 가진 기술이 경기장에서 많이 드러나지 못한 것, 내가 많이 경기에 내보내지 못한 데 개인적으로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서로 생각이 일치하지 않았던 건 앞으로 반복하고 싶지 않은 소통의 문제였다"고 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제주가 새롭게 표방한 '주장단 시스템'도 소통 창구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최영준을 주장으로 임명한 남 감독은 부주장을 뽑는 대신 구자철, 정운, 김오규, 안현범, 김동준 등 5명의 주장단을 꾸려 선수단 내 소통을 돕도록 했다.
남 감독은 "주장단은 모두 고참 선수들이라 소통에 힘이 돼 준다"며 "때로는 선수 영입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주장단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에 1, 2회 정도는 주장단과 식사 시간을 만든다. 선수, 구단이 필요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서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울산과 전북 현대의 '양강 체제'를 깨겠다는 포부를 내건 남 감독은 2023시즌에도 목표는 변함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올 시즌에도 (양강 구도를 깨기 위한) 문을 계속 두드릴 것이다. 두려움 없이 나아가겠다"며 "K리그의 선두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전북과 울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팀이 아니다. 꾸준히 나아간 팀"이라며 "우리 구단도 좋은 선수들을 통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상위권을 노릴 수 있도록 계속 전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제주의 지속적 선전을 꾀하는 남 감독은 지난 시즌 득점 2위를 차지한 주민규(17골)와 제르소(8골)의 이탈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022시즌 제주의 전체 득점(52골)의 절반가량의 두 선수의 발에서 나왔다.
남 감독은 "두 선수가 역할이 컸다. 대부분 골을 두 선수가 만들었다"며 "감독으로서 아쉬움이 남지만 이를 뒤로하겠다. 팬분들도 헤이스와 유리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선수 '파워 랭킹' 격인 아디다스 포인트에서 지난 시즌 K리그2 전체 1위에 오른 헤이스는 광주FC에서 제주로 적을 옮겼다.
남 감독은 "헤이스는 번뜩임이 있다. 공을 잡으면 한 수나 두 수가 아니라 세, 네 수를 앞서 보는 번뜩임이 있어 팬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로 영입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유리에 대해서도 "문전에서 몸동작이 좋다. 유연해서 득점과 관련해 활약해줄 것"이라고 호평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제주 유나이티드 정운과 남기일 감독이 지난해 9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9.28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