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입성 1년 만에 리그 최고 인기스타 자리에 오른 수원FC의 이승우(25)가 과거의 '실패'를 곱씹으며 유럽 무대 도전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승우는 7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실패가 두려운 건 전혀 아니다. 하지만 벨기에에서 실패를 경험해보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유럽 이적시장에서 내가 쉽게 선택하지 않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승우는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시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유럽 성인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엘라스 베로나(이탈리아), 신트트라위던(벨기에), 포르티모넨스(포르투갈) 등을 거쳤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신트트라위던에서 이승우는 두 시즌을 합쳐 리그 17경기 출전에 그치는 등 좀처럼 입지를 넓히지 못했다.
결국 2022시즌을 앞두고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를 찾은 이승우는 첫해부터 14골 3도움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그런 이승우에게 스코틀랜드 축구 명문 하트 오브 미들로시언이 관심을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계속 나왔고, 최근에는 덴마크 클럽도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이승우는 각종 이적설을 뒤로 하고 새 시즌 수원FC와 동행한다. 하지만 유럽 무대에 대한 도전 의지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이승우는 "난 항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K리그에 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런 자세"라면서도 "내 단점을 보완하면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진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럽 무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도균 감독도 "공식적으로 우리 구단에 들어온 제안은 없었다"며 "체력적인 부분, 수비 가담 등을 보완하지 않으면 똑같은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승우도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수원FC에서 더 뛰고 싶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했다. '천재'로 불렸던 미드필더 윤빛가람의 합류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윤빛가람은 지난달 이기혁과 트레이드를 통해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 감독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은 윤빛가람은 주장직까지 받았다.
이승우는 "새로운 선수가 주장을 하게 됐는데 축구천재였지 않나. 그런 윤빛가람 형이 (주장으로서) 책임감까지 가진다면 이번 시즌 얼마나 잘할지 벌써 기대가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모든 선수가 훈련, 연습경기 중 (윤빛가람의) 패스와 킥을 보면 놀라게 된다"며 "이번 시즌 윤빛가람 형과 축구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기사로 봤는데 형이 도움 2개를 채우면 50-50 클럽에 가 입힌다고 한다. 최소 2개의 도움은 받고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윤빛가람 형이 최소 10도움은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윤빛가람은 K리그 통산 57골 48도움을 기록 중이다.
'신태용호'의 일원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무대를 밟은 이승우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이승우는 "해설위원으로 가서 그런지 대회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봤다. 2018년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매 경기 부담과 압박감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항상 국가대표팀에 가고 싶다. 나는 축구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은 편 같다"며 "대표팀은 소속팀에서 잘하고, 감독님과 호흡이 맞으면서 같은 스타일의 축구를 해야 갈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기회를 얻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도 다졌다.
이승우는 구단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는 '소신 발언'도 내놨다.
그는 "수원FC가 더 단단한 팀이 되고자 하는데 감독님, 선수들의 생각과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님과 새 단장님께서 관심과 사랑을 줘야만 꾸준히 K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관심과 투자가 계속 유지돼야 좋은 팀이 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