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승격팀' 광주FC의 공격수 엄지성(21)이 적으로 만날 '금호고 선배' 엄원상(25·울산 현대)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엄지성은 8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올해 원상이 형과 같은 라인에서 서서 감회가 새롭다. 설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경쟁하던 선수고 또 플레이를 보며 감탄한 선수였다"며 "선수 대 선수로 붙는 것이라 지지 않겠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21시즌 광주의 공격을 이끈 엄원상은 시즌 종료 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1의 명문 울산 현대로 적을 옮겼다.
엄원상이 빠진 광주의 전방은 헐거워 보였고, 마침 강등돼 K리그2에서 경쟁하게 된 광주의 미래도 어두워 보였다.
이런 전망과 달리 광주는 2022시즌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86) 기록을 세우며 '역대급 시즌'을 이뤄냈고, 다시 1부로 올라섰다.
엄원상의 공백을 메운 게 '엄원상 후배' 엄지성이었다.
엄원상과 같은 광주 금호고 출신 윙어인 엄지성은 28경기에 출전 9골을 넣었다.
엄원상 못지않은 주력으로 상대의 후방을 내달린 엄지성은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을 받았고, 오른쪽 미드필더로 리그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엄원상보다 우위인 점을 꼽아달란 질문에 그는 "왼발을 더 잘 쓴다고 언론에 이야기한 적 있다"며 "오늘은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는 말씀만 드린다. 말로는 보여드릴 수는 없다"고 자신했다.
엄지성은 이정효 감독이 이야기한 '잠재력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 감독은 앞선 회견에서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국가대표, 아시안게임, 올림픽 대표, 연령별 대표팀에 최대한 많이 보내고 싶다"며 "내가 자신감이 있는 게 아니라 선수들은 믿는 것이다. 선수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매일이 즐겁다"고 했다.
엄지성은 " 그런 대회에 나서는 건 모든 선수의 꿈"이라며 "한국을 대표해 큰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선수로서 당연히 큰 동기부여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대회에 나가려면 1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K리그에서는 비슷한 연령대의 공격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강원FC의 윙어 양현준(21)은 지난 시즌 리그 최고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고, 수원 삼성의 공격수 오현규(22)는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엄지성은 "조급한 건 없다. 친구로서, 선수로서 응원해줬다"며 "나도 그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봐서 그게 얼마나 큰 동기부여로 다가오는지 안다. 계속 서로 활약하다 보면 높은 곳에서 만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매특허로 자리 잡은 세리머니도 계속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엄지성은 지난 시즌 득점 시 오른손 엄지를 세우고, 왼손을 시옷 모양으로 거꾸로 펼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엄지성은 "내 이름을 따서 오른손은 '엄지', 왼손은 '성'을 표현한 것"이라며 "축구 선수 생활의 마지막까지 이 세리머니를 가져가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