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의 김상식 감독이 "요즘 시대에 맞다"며 194㎝ 포워드 양희종을 빅맨으로 쓰는 '스몰 라인업'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김 감독은 9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원주 DB와 정규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양희종을 4번(파워포워드)으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수비 요령이 워낙 뛰어난 선수"라며 "여러 수비 기술에 다 능통하다. 신장으로만 보면 상대 빅맨을 막는 게 쉽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수비에서) 큰 누수가 없다"고 했다.
DB는 2m가 넘는 빅맨인 강상재-김종규와 외국인 선수를 함께 내보내는 '트리플 포스트'가 상징적 전술인 팀이다.
농구는 키가 클수록 유리하다는 게 통념이지만, 김 감독은 양희종이 빅맨 역할을 하는 라인업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요즘 대부분 2대2 공격을 한다. 이걸 가장 효과적으로 막는 게 바꿔막기 수비"라며 "우리가 2대2 공격을 할 때도 상대가 수비수를 그대로 바꿔서 막으면 (슈팅)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짚었다.
다른 빅맨보다 신장은 작지만 훨씬 민첩하고 활동량이 많은 양희종이 나서면, 어떤 수비수와 바꿔서 상대를 막아도 포지션 차이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상대가 바꿔막기를 하면 우리 팀 센터에게 공을 투입해 상대 가드를 공략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 경우가 더 많다"며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상대로 1대1 공격에 나선다"고 말했다.
39세의 양희종은 아직 수비 달인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저번 경기에서 김종규도 양희종이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DB의 김주성 감독대행도 빅맨의 영향력이 줄어가는 최근 농구 트렌드에 고민이 많다.
DB로서는 트레이드 마크인 트리플 포스트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3점을 통해 공격적 농구를 표방한 팀이 많아졌다. '빅 라인업'이 외곽 농구를 막는 데 고전 중"이라며 "신장이 큰 만큼 골밑에서 확실한 우위를 그게 잘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신장은 작지만 거친 수비로 여러 포지션을 막아내는 양희종도 골칫거리다.
김 감독대행은 "양희종 등 선수들의 빡빡한 수비도 걱정된다. 우리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며 "상대가 압박할 때 우리도 뭉쳐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