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2023년 가장 큰 바람은 '홈 관중 1위 수성'이다. 물론 '2년 연속 통합우승'도 꿈꾼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SSG의 스프링캠프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를 찾은 정용진 구단주는 13일 다시 훈련장을 찾았고, 취재진과 인터뷰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사상 '가장 적극적인 구단주'로 통하는 정 구단주는 "지난해 (통합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 소감으로 '홈 관중 1위가 가장 기뻤다'고 말씀드렸다"며 "올해도 가장 욕심나는 타이틀은 홈 관중 1위"라고 말했다.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KBO리그에 뛰어든 SSG는 지난해 개막일부터 마지막 날까지 1위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더니,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해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SSG팬들은 연일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고, SSG는 98만1천546명으로 홈 관중 동원 1위를 차지했다. 인천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이 관중 1위에 오른 건 SSG가 처음이다.
정용진 구단주도 경기장을 자주 찾았고, 그를 알아본 팬들은 정 구단주에게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도 함께 찍었다.
정 구단주는 2022년 프로야구가 끝나는 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2023시즌을 준비하는 시기에도 정 구단주는 짜릿했던 2022년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그는 "우승이 목표가 아닌 팀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사실 작년에도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내부적으로 시즌 전 우리 팀의 순위를 3위 정도로 예상했었는데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달성했다"고 회상했다.
정 구단주는 이어 "올해도 야구 해설위원들이 '3강 4중 3약'의 리그 판도를 예상했고, 우리 팀을 '4중'으로 지목했다. 우리는 작년에 'KBO 개인 타이틀이 없는 우승팀'이었다. 작년과 비교해 비슷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처럼만 한다면 다시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에 우리는 다른 팀보다 이기고 싶은 집념이 강했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강했다"라며 "당연히 올해 목표도 우승이고, 작년만큼만 해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정용진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여전하다.
장시간 비행도 마다하지 않고 SSG 스프링캠프를 찾은 이유다.
그는 "당연히 스프링캠프 현장에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SSG 랜더스 창단 후 처음으로 국외에서 캠프를 치른다. 어떤 시설과 어떤 분위기 속에서 우리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지 궁금했다"며 "장시간 이동해야 하니 선수들의 컨디션이 걱정됐는데, 직접 보니 이동 거리를 제외하고는 베로비치를 떠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선수단과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선수단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전했다.
정용진 구단주의 적극적인 행보는 다른 구단의 투자를 자극한다.
정 구단주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 투자와 관심 확대로 한국 프로야구 전체의 수준이 높아지는 게 정말 내가 바라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우리가 하는 투자가 여러분이 보실 때 '통 큰 투자'라고 생각되는 것 자체가 아쉽다. 앞으로 우리 구단의 투자가 '통 큰 투자'가 아닌 '최소 투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다른 구단의 투자'를 바랐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프로야구의 산업화'다.
정 구단주는 "야구장에 오는 팬들과 우리 기업의 고객이 동일하다. 야구장에 찾아 주시는 팬분들이 아침에 스타벅스에 가고, 오후에 이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또 신세계푸드에서 식품을 드신다"며 "그만큼 야구는 유통업과 직접적인 시너지가 난다. 시간을 점유하는 점, 소비자 접점이 크다는 점에서 유통업과 시너지 나는 스포츠가 야구라고 생각했다"고 야구단 운영과 신세계그룹 운영의 교집합을 떠올렸다.
이어 "야구장에 가서 우리의 진정성과 우리 기업의 상품성이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TV에서는 볼 수 없는 무언가가 항상 야구장에 있다"며 '직관'을 하는 이유도 '경제적인 시각'으로 설명했다.
정용진 구단주는 "프로야구는 기업의 홍보 도구로 시작했으나, 프로야구가 결국 가야 하는 것은 산업화"라며 "구단들의 열정이 식어가면서 산업화로 가는 길이 희미해지고, 어려워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우리가 야구판을 선도해서 야구의 산업화로 가는 길에 일조했으면 한다. 내가 할 일은 선수들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 야구 산업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두게 하는 것"이라고 '구단주의 역할'을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