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 시즌 남자배구 최하위에 그쳤던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첫 선두로 치고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홈 경기에서 세트 점수 3-0(25-23 25-17 25-22)으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은 20승 10패, 승점 61로 대한항공(20승 9패, 승점 59)을 2위로 밀어냈다.
현대캐피탈의 파죽지세와도 같은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우리카드(15승 14패, 승점 44)는 4위 한국전력(14승 16패, 승점 44)에 승수에서 앞서 3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19득점)과 오레올 까메호(14득점) 쌍포가 33점을 합작했다.
허수봉은 공격 성공률 60.71%로 정밀도 높은 폭격 능력을 뽐냈고, 오레올은 블로킹 3개와 서브 에이스 3개를 곁들인 활약을 펼쳤다.
우리카드는 리버맨 아가메즈와 나경복이 나란히 10점을 올렸다.
최근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아가메즈는 공격 성공률 19.35%로 저조했다.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은 뒷심을 발휘했다.
21-22로 끌려가던 가운데 허수봉의 퀵오픈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22-23에서는 상대 선수인 나경복의 서브 범실로 다시 23-23이 됐다.
여기서 김완종의 속공을 최민호가 차단해 리드를 잡았고, 허수봉이 강타로 25점째를 채워 1세트를 잡았다.
2세트는 손쉽게 따낸 현대캐피탈은 3세트 역전극으로 선두 등극을 완성했다.
13-17로 끌려가다가 김명관의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바꾼 뒤 허수봉의 백어택, 이시우의 서브 에이스가 이어져 1점 차로 추격했다.
아가메즈의 공격 범실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세터 김명관의 기습 공격으로 18-17로 역전했다.
20-20에서는 상대 범실 2개와 오레올의 블로킹으로 3연속 득점한 뒤 24-22에서 허수봉의 백어택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남자배구 최고령 선수이자 프로 원년부터 활약한 현대캐피탈 리베로 여오현은 45세의 나이로 정규리그 통산 6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이날 1세트에 코트를 밟은 여오현은 V리그 최초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 원년인 2005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 시즌 20경기씩 나섰던 여오현은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는 이번 시즌도 리그 정상급 리베로로 코트를 지킨다.
여오현의 프로 출장 경기 수는 포스트시즌(75경기)과 컵대회(55경기)까지 더하면 730경기다.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KGC인삼공사가 페퍼저축은행에 세트 점수 3-1(18-25 25-19 25-16 25-18)로 역전승하고 봄 배구 경쟁에 불을 붙였다.
4연승과 함께 15승 15패, 승점 46이 된 4위 KGC인삼공사는 3위 한국도로공사(16승 13패, 승점 48)와 격차를 승점 2로 좁혔다.
현재 승점 차를 유지한다면, KGC인삼공사는 4위로 시즌을 마쳐도 3위 팀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자격을 얻는다.
V리그는 3위 팀과 4위 팀의 승점 차가 3 이내일 경우만 준플레이오프 단판 대결을 벌인다.
이날 KGC인삼공사는 블로킹 10개로 5개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을 높이에서 압도했다.
국가대표 출신 미들 블로커 정호영과 박은진은 나란히 3개의 공격을 차단했고, 주포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는 32득점에 공격 성공률 54.55%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냈다.
1세트 페퍼저축은행이 자랑하는 삼각 편대 니아 리드와 이한비, 박경현의 공세를 막지 못한 KGC인삼공사는 먼저 한 세트를 내줬다.
2세트부터 엘리자벳의 공격이 살아나며 쉽게 경기를 운영했고, 여기에 이소영도 적재적소에 득점을 지원했다.
승부의 분수령인 3세트 15-15에서 KGC인삼공사는 정호영이 속공과 블로킹으로 혼자 3점을 내고, 이소영도 블로킹으로 지원해 4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상승세를 탄 KGC인삼공사는 19-16에서 내리 6점을 따내 3세트를 잡았다.
KGC인삼공사는 4세트에 여러 루트로 다양하게 점수를 내 페퍼저축은행의 항복을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