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그룹 2AM 출신의 정진운이 배우로서 도약대에 섰다. 농구 영화 '리바운드'를 통해서다.
'리바운드'는 고교 최약체로 평가받던 부산중앙고 농구부가 2012년 전국 무대에서 연전연승을 거두며 써 내려간 기적의 실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정진운은 불운한 '농구 천재'인 '규혁' 역을 맡아 코트 위를 누볐다.
그간 저예산 영화, 웹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해온 정진운은 연예계에서 농구 '원톱'으로 꼽힐 정도로 알아주는 실력파다.
농구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지만, 작품 속 배역 비중이 전작들보다 확연히 커진 만큼 배우로서 부담감은 한층 무거워졌다.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진운은 "너무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면서 "캐릭터가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2AM의 정진운이 아니라 배우 정진운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쾌활하게 웃었다.
정진운은 '리바운드'의 시나리오를 읽어보기도 전에 소속사에서 작품 출연을 먼저 결정해둔 상태였다고 했다. 농구를 좋아하는 자신이 시나리오를 보게 되면 당연히 작품에 출연하기를 희망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회사 결정 이후에 시나리오를 읽어봤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회사에서 왜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이해가 되고, 너무 감사드렸습니다. 장항준 감독님과 미팅할 때는 '규혁' 캐릭터를 꼭 하고 싶은 마음에 정말 모든 것을 준비해 감독님께 '저 아니면 안 된다'는 부담을 팍팍 드렸습니다. (웃음)"
정진운도 극 중 규혁처럼 어린 시절 농구선수를 꿈꿨던 때가 있었다. 그는 한 중학교 농구부에 스카우트돼 입학했으나 훈련과 경기 과정에서 부상이 반복됐고, 발목 수술을 4차례 하면서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규혁의 마음에 더해 아픈 발목을 꾹 참고 농구를 했던 오래전 자신의 기억을 떠올렸다고 돌아봤다.
"제가 규혁만큼 오랫동안 농구를 하지는 못했지만, 발목 수술을 4번이나 했어요. 입대해서도 수술할 정도였습니다. 부상을 달고 살았지요."
고교 시절 2AM으로 데뷔했던 정진운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작품 속에서 10살 안팎 차이 나는 후배들과 체력 소모가 큰 농구 연기를 반복적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정진운은 '촬영 과정에서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느냐'고 묻자 "평소에 지는 것을 싫어하는 타입이고, 체력은 다른 친구들보다 좋지 않을까 자부한다"면서도 "(솔직히) 힘들 때가 없지는 않았다. 티를 내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정진운은 '리바운드'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과 첫 작업이다. 입담 좋고 유쾌하기로 소문난 장 감독과 함께 일한 소감을 묻자 "카리스마가 대단하다"고 추켜세웠다.
"감독님이 재미있는 분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관찰하고, 만나봤는지를 알겠더라고요. 한마디로 사람 끌어당기는 카리스마가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감독님에게 간파당하고 있었다고 할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