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8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 무대에 돌아온 대전하나시티즌이 2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던 브라질 공격진을 앞세워 첫 경기부터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뽐냈다.
대전은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라운드 홈 경기에서 강원FC를 2-0으로 제압하며 화려하게 1부 복귀를 알렸다.
공격 선봉에 섰던 브라질 공격수 레안드로(28)와 티아고(28)가 일등 공신이 됐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티아고의 선제 결승 골이 포문을 열었고, 레안드로가 전반 22분 추가 골을 터뜨렸다. 특히 첫 골은 레안드로의 감각적인 패스에 이은 티아고의 마무리로 두 선수가 함께 만들어냈다.
한국 무대에 데뷔한 뒤 K리그2에서만 뛰던 이들이 K리그1 첫선을 보인 경기부터 경쟁력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레안드로는 2020∼2021년 서울 이랜드에서 뛰다 지난해 대전에 합류해 2부에서 총 3시즌을 보냈다.
첫해 10골 5도움을 시작으로 매년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올렸고, 대전으로 이적한 지난해엔 9골 5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남FC에 입단해 한국 무대에 입성한 티아고는 K리그2 정규리그에서 18골을 넣어 지금은 대전 동료가 된 유강현(당시 아산·19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고, 준플레이오프에서 1골을 남겼다.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6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과 강원FC의 경기. 대전하나시티즌 레안드로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3.2.26 [email protected]
2부에선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들임엔 분명하나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지엔 의문의 시선이 뒤따랐는데, 첫 경기부터 보기 좋게 깨뜨렸다.
"같은 언어를 사용해 소통이 원활한 것이 호흡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 이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더 좋은 활약을 보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티아고는 "1부리그에 좋은 선수가 많아서 확실히 어렵다고 느끼지만, 매 경기 잘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지난해 에이전트와 목표했던 17골보다 더 많은 골을 넣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레안드로는 "팀이 1부에 오랜만에 왔고, 저는 처음이라 새로운 요소가 많아서 배워가며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며 "도전자의 자세로 더 열심히 임하려고 한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밝혔다.
2020년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이후 적극적인 선수 영입 행보를 보여 온 대전은 1부 복귀 시즌을 앞두고는 지난해 승격을 일군 전력을 상당히 지킨 가운데 K리그2 득점왕을 다툰 유강현, 티아고가 가세한 것 정도가 눈에 띄는 영입이었다.
이 때문에 하위권 내지 강등 후보로 자주 꼽혔는데, 개막전에서 지난해 파이널A 팀인 강원을 상대로 완승하면서 돌풍을 예고했다.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난 레안드로와 190㎝의 장신으로 공중볼에 강점을 지닌 티아고가 지금보다 더 적응하고, 첫 경기 짧은 시간을 소화했으나 번뜩인 유강현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한다면 대전의 공격력은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2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1부에서는 못할 거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 감독은 "2부는 '정글' 같은 곳이다. 그렇게 압박을 많이 하는 리그가 없을 것"이라며 "레안드로에게 공간이 많이 나올 거로 생각했고, 스스로 공간을 잘 찾아다닌 게 좋은 활약으로 이어졌다. 티아고는 머리만 믿고 있던 선수가 아니며, 발기술도 좋은 선수라는 걸 보여줬다"고 흡족해했다.
대전 주장 주세종 역시 "레안드로와 티아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국내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야 한다. 유강현이라는 좋은 스트라이커도 있고, 김인균과 신상은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