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손목 인대가 늘어나니까 슛이 들어가네요. 그렇게 안 들어가더니…."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홈 경기에서 데뷔 이후 개인 최다 득점인 37점을 폭발한 고양 오리온의 가드 이대성(32)의 말이다.
오리온이 100-93으로 승리한 이날 이대성은 야투 20차례 시도에 15개를 성공, 75%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특히 두 팀이 89-89로 균형을 깨지 못한 채 이어진 연장전에서 팀의 11점 중 7점을 책임지며 승부를 결정지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최근 2경기에서 각각 11점, 12점에 그친 부진을 씻어내는 맹활약이었다.
그런데 이대성은 앞선 8일 창원 LG와의 경기 때 속공을 레이업으로 마무리 짓다 손목을 다쳤다. 당시 경기에선 부상 상황 이후 슛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이대성은 "무섭고 놀랐다"고 한다.
다행히 뼈에 이상이 있거나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서 이날 오전까지 검사를 받고 치료에 힘을 쏟은 결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로 올라왔고, 이대성의 '인생 경기' 중 하나가 나왔다.
이대성은 "트레이너 파트 형들이 자기 몸처럼 생각하고 관리해주셔서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다"면서 "오전까지만 해도 무서웠는데, 결과가 괜찮고 잘 관리해주셔서 뛸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인생을 많이 살진 않았지만,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삶의 축소판 같다. 6개월 동안 별의별 일이 다 있다"며 "오늘 손목이 이렇게 좋지 않은데도 슛이 들어가고, 컨디션이 무척 좋은데 잘 안 되는 날도 있고, 제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란 걸 느끼고 오늘 또 배웠다"며 미소 지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이대성의 활약을 반기면서도, 한 선수에게 득점이 쏠리는 대신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이대성은 "이런 일이 매일 있는 건 아니고, 동료들과 컨디션이 좋은 쪽으로 주자고 얘기를 해 왔기에 오늘은 성공률이 좋은 제가 마무리한 경우가 많았다. 오늘 제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감독님 말씀에 공감하고, 그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