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하위권 팀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먼저 얻고도 졸전 끝에 무승부에 그친 토트넘(잉글랜드)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23분 터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을 지키지 못하고 에버턴과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12분 경합 끝에 손을 휘둘러 케인의 얼굴을 가격한 압둘라예 두쿠레가 퇴장당하는 호재를 맞은 토트넘은 선제 득점을 올렸지만 이후 10명이 뛴 에버턴을 상대로 오히려 수세에 몰렸다.
손흥민과 교체해 후반 37분 그라운드를 밟은 루카스 모라가 투입 6분 만에 무리한 태클로 즉시 퇴장당하며 더 어려운 국면을 맞았고, 2분 뒤 마이클 킨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풋볼런던 등에 따르면 경기 후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이 보여준 경기력에 연신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첫 번째) 레드카드 이후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주도권을 쥘 기회가 있었다"며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정신 없이 허둥대고 서둘렀다. 이런 측면을 개선해야 한다는 걸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고치는 일은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공을 소유하면서 빠르게 여기저기로 보내고, 공격할 공간을 찾는 게 수적 우위 속에서 경기하는 방법"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더 잘해야 한다. 공을 지키면서 득점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기회가 몇 번 왔지만 살리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경질한 이후 스텔리니 수석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긴 이후 처음 치른 경기다.
콘테 전 감독은 지난 28라운드 경기에서 최하위 사우샘프턴과 3-3으로 비긴 후 공개석상에서 선수들과 구단 수뇌부를 질타했다가 경질됐다.
강등권인 18위까지 처졌다가 이날 승점 1을 챙기면서 겨우 15위로 올라선 에버턴과도 비기면서 토트넘은 하위권 팀과 연전에서 승점 2를 챙기는 데 그쳤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경쟁에서도 불리한 처지가 됐다.
토트넘(15승 5무 9패·승점 50·골 득실+12)은 승점이 같아진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0·골 득실+4)를 골 득실에서 앞서 4위로 올라섰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토트넘보다 2경기를 덜 치렀다.
모라가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3위로 도약할 기회를 놓친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선수를 두둔했다.
'경기 후 모라가 선수단에 어떤 말을 했냐'는 질의에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실망스러워했다"며 "공을 탈취하려다가 상대 선수의 다리를 (뒤늦게) 본 것이다. 위험한 동작이었으니 레드카드가 나오는 건 맞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