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최태웅(47) 감독은 "대한항공이 오늘 같은 경기력을 발휘하면 이길 수 없다"고 '가장 중요한 경기의 패배'를 인정했다.
최 감독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방문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0-3으로 완패한 뒤 "대한항공이 120%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축하한다"고 상대를 예우한 뒤 "우리 팀이 부족해서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에 압도당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에 5패(1승)를 당했지만, 이렇게 완패한 건 처음"이라고 경기를 복기했다.
6연승 행진을 이어가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대한항공 벽에 막혔다.
사실상의 정규리그 1위 결정전에서 패해, 상처는 더 컸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66·22승 11패)과 1위 대한항공(승점 71·24승 9패)의 승점 차는 더 벌어졌다.
서브에서 승패가 갈렸다.
이날 대한항공은 서브 에이스 8개를 꽂아 넣었다. 현대캐피탈 서브 득점(4개)의 두 배였다.
대한항공의 예리한 서브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려 현대캐피탈이 공격 기회를 잃는 장면은 더 많았다.
최태웅 감독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완벽한 서브였다"며 "상대가 좋은 서브로 우리 팀의 경기력을 떨어뜨렸다. 자연스럽게 이단 연결 실수, 사인 미스 등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세터의 차이도 최 감독이 분석한 패인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신인 세터 이현승이 공격을 조율했다. 대한항공의 세터는 '한국 최고' 한선수였다.
최 감독은 "세터 이현승에게는 부담스러운 경기였을 것이다. 한두 차례 우리에게 기회가 왔는데 이현승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험을 강제로 주입할 수는 없다. 현승이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중요한 경기를 치를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상대 세터는 한선수다. 세터 차이는 확실히 있다"고 인정했다.
양 팀 모두 3경기씩 남긴 상황, 현대캐피탈이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역전 1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상대가 5점 차를 지킨다는 보장은 없다"며 "정규리그 남은 3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한항공도 방심하지 않는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다음 경기(10일 KB손해보험전)도 우리에겐 결승전이다. 오늘 승리가 기쁘지만, 아직 만족할 수 없다"며 "우리는 또 다음 경기 승리를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