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 사상 최초로 태극 마크를 단 외국 국적 선수인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선수단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을 지원하는 KBO 직원들은 에드먼이 각종 훈련 방식과 이동은 물론 음식을 비롯한 클럽하우스의 다양한 문화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고 7일 전했다.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씨와 한국인 어머니 곽경아 씨 사이에 태어난 에드먼은 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밥을 먹고 크다 보니 한식에 매우 익숙하다.
한국선수단이 묵고 있는 일본 오사카 숙소는 특급호텔이지만 KBO는 한식을 따로 주문했다.
호텔에서 나오는 음식에 더해 갈비와 불고기, 김치는 물론 명란젓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밑반찬을 따로 제공하고 있다.
에드먼은 KBO가 준비한 한식 중 가리는 음식은 없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한식을 먹고 자란 덕인지 젓가락질도 능숙해 식사 장면만 보면 한국 선수들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한국어도 많이 늘었다.
지난 1일 인천공항 도착 당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 구사했던 에드먼 이제 친한 선수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를 만나면 "밥 먹었어?"라고 물어보기도 한다.
아직 말은 유창하지 않지만, 한국어도 조금씩 알아듣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있다.
선수나 코치, KBO 직원들이 식사했냐고 물어볼 때 언제 "네" 하고 언제 "응"해야 하는지 잘 구분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에드먼은 이번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어머니로부터 나이가 많은 분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어른을 공경하고 존댓말을 쓰는 한국 문화에 대해 귀띔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얼굴만 보고 나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존댓말을 써야 할지, 반말로 해야 알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에드먼은 선수단이 받는 대우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고 있다.
에드먼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전세기를 이용하지만 지난 4일 일본으로 건너올 때는 비행기 좌석이 부족해 이코노미석에 앉아야 했다.
에드먼이 불편해할 것을 우려한 이강철 감독은 KBO를 통해 잘 설명해 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드먼은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흔쾌히 밝혔다고 한다.
부모 국적을 선택해서 출전국을 정할 수 있는 WBC 규정에 따라 야구 국가대표 사상 최초의 '미국인 태극전사'가 된 에드먼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 대표선수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