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소셜미디어(SNS)로 총을 꺼내 보이는 장면을 생중계해 물의를 빚은 미국프로농구(NBA)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가드 자 머랜트가 현지 경찰 조사도 받고 있다.
스포츠매체 ESPN에 따르면 미 콜로라도주 글렌데일시 경찰서는 머랜트가 총기 관련 법을 어겼는지를 조사해 따져보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머랜트가 총을 꺼낸 장면을 담은 곳이 덴버 인근의 도시인 글렌데일의 한 주점이다.
콜로라도는 주법상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된 주다. 그러나 술을 마신 상태에서 총기를 소유하는 건 여기서도 불법이다.
머랜트가 술에 취한 채 총을 꺼낸 것으로 밝혀진다면 리그 차원의 징계뿐 아니라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멤피스는 앞서 3일 서부콘퍼런스 1, 2위 간 경기였던 덴버 너기츠 원정 경기에서 97-113으로 대패했다.
직후 머랜트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만나는 중에 총을 자랑하듯이 꺼내 논란을 일으켰다.
현재 멤피스는 머랜트에게 최소 2경기 출전 징계를 내린 상태다.
리그 사무국에서도 이 사안을 조사하기로 해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가 나올 수도 있다. NBA는 선수가 구단 시설이나 원정 경기로 이동하는 중에 총기를 보유하는 걸 금지한다.
무엇보다 홈인 테네시주의 멤피스에서 덴버로 이동이 비행기로 이뤄졌을 터라, 머랜트가 문제의 총기를 기내 반입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단순히 몇 경기 출전정지를 넘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옛 NBA 스타 길버트 아레나스도 워싱턴 위저즈에서 뛰던 2009년 말 홈구장 라커룸에 권총을 들여와서 동료에게 겨눠 물의를 빚었고, 이후에도 코트에서 손가락으로 총질하는 흉내를 내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NBA는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해당 시즌 잔여 정규리그 50경기에서 한 번도 뛰지 못한 아레나스는 2010-2011시즌이 개막한 뒤에야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머랜트는 2020년 NBA 신인상 수상자로 지난해 기량 발전상을 받았고 최근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27.1점, 8.2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멤피스가 서부 2위를 달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부 상위권에서 경쟁 중인 멤피스로서는 '에이스'의 이탈에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머랜트는 여러 차례 코트 밖에서 부적절한 행위로 논란이 됐다.
지난해 7월 17세 소년과 자신의 집에서 농구 경기를 하다가 시비가 붙어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머랜트가 집으로 들어가 총을 갖고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와 비슷한 시기 멤피스 시내 한 쇼핑몰에서 경호 담당자와도 시비를 벌였고, 올해 1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경기에서도 총기 사용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인디애나와 경기 도중 머랜트와 상대 팀 선수들 사이에 충돌이 있었는데, 경기 종료 후 머랜트가 탑승한 SUV 차량에서 인디애나 팀 버스 쪽을 향해 레이저 빔을 쏘는 장면이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