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황태자' 원태인(22)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후유증을 이겨냈다.
우완 투수 원태인은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 한 뒤 5-3으로 앞선 6회초에 마운드를 홍정우에게 넘겼다.
표면적인 성적은 좋지 않지만, 2회 이후 제 기량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기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WBC에 출전한 뒤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무너졌던 타팀 투수들처럼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원태인의 공은 한 가운데로 몰리기 일쑤였고, 한화 타자들은 신나게 배트를 휘둘렀다.
원태인은 1회 상대 팀 선두타자 이명기에게 볼넷을 내줬고, 노시환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 채은성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은 뒤 김태연에게 희생타를 내줘 3실점 했다.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았던 원태인은 2회에 살아났다. 영점 조절에 성공한 뒤 마음껏 자기 공을 뿌렸다.
최재훈과 박정현, 이명기를 모두 범타 처리했고, 3회엔 2사 1루 위기에선 오그레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주 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4회엔 견제 실책으로 1사 2루 위기에 놓였으나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5회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2사 1, 2루에서 오그레디를 삼진으로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원태인은 이날 총 104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43개), 체인지업(30개) 위주로 볼 배합을 했다.
직구 구속은 최저 시속 137㎞, 최고 150㎞를 찍을 만큼 편차가 심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빨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원태인의 호투는 WBC에 출전한 투수들이 줄줄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나와 의미 있었다.
WBC 출전 선수들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몸을 끌어올린 여파로 컨디션이 망가졌고,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투수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kt wiz의 우완 선발 소형준은 지난 2일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동안 9실점 하고 조기 강판했고, 오른쪽 전완근 염좌 부상으로 4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LG 트윈스의 좌완 선발 김윤식도 2일 kt전에서 1이닝 4피안타(1홈런) 2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LG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WBC 기간 어깨 염증 증세에 시달린 뒤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이의리는 지난 2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3피안타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볼넷을 6개나 내주는 등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NC 다이노스의 좌완 에이스 구창모 역시 2일 삼성전에서 4⅓이닝 동안 홈런 포함 7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6실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