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에서 한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있다. 2019.11.17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욱일기 응원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국제야구대회 한일전에서 일본 관중들의 욱일기 응원이 빈번하게 이뤄진 만큼, WBC 본선 1라운드 한일전에서도 욱일기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그동안 국제야구대회에선 욱일기 응원이 자주 포착됐다.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WBC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에선 포수 뒤 응원석에서 욱일기를 펼친 관중의 모습이 중계화면에 그대로 송출돼 한국 팬들의 공분을 샀다.
2019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한일전에서도 많은 일본 관중이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거나 욱일기를 흔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예상되는 까닭은 대회의 성격 때문이다.
WB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 스포츠 기구가 주관하는 다른 국제대회와는 달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최한다.
MLB는 2006년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빅리거들이 출전할 수 있는 WBC를 창설했고, 올림픽 기준과는 별개의 규정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WBC는 정치적 행위, 차별적 행위를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과 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대회이고, 자체 규정을 통해 경기 외적인 행위를 제재하고 있다.
WBC 사무국의 규정에는 욱일기 응원과 관련한 명시적인 제재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WBC 사무국은 최근 연합뉴스의 관련 문의에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에서 열리는 본선 1라운드 B조 경기는 주최국 일본이 주관한다. 일본이 자국 관중들의 욱일기 응원을 적극적으로 제재할지는 의문이다.
(도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4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일부 관중이 욱일기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고 있다. 2019.11.16 [email protected]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당했던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인에게 역사적 상처를 안긴 일본 군국주의 전범기다.
이에 욱일기 응원을 우려하는 관계자들은 WBC 한일전을 앞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8일 "일본 측의 욱일기 응원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 응원을 펼치면 즉각 WBC 측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움직이고 있다. KBO는 최근 WBC 사무국에 공문을 보내 욱일기 응원에 관한 적절한 조처를 요청했다.
WBC 사무국은 KBO에 해당 사안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는 수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욱일기 응원은 한일 관계 개선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일전의 시구자로 나서고 경기도 관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