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불혹' 고효준(40·SSG 랜더스)이 스프링캠프 기간 70%의 힘으로 시속 145㎞의 빠른 공을 던졌다.
"시즌 중에는 시속 150㎞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고효준은 밝게 웃으며 "100%의 힘으로 던지면 시속 150㎞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훈련한 SSG 랜더스는 8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팀 내 투수 최고참이자, KBO리그에서도 1982년생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투수 중에는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고효준도 캠프를 잘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고효준은 "마음은 편하게, 몸은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기분 좋게 훈련했다"고 웃었다.
그는 모처럼 '마음 편한 겨울'을 보냈다.
고효준은 2020시즌 종료 뒤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됐고, 2021년 3월 1일에 LG 트윈스와 계약했다.
2021시즌 종료 뒤 LG와 재계약에 실패한 고효준은 2022년 1월에 SSG와 계약했다.
지난해 고효준은 45경기에 등판해 1승 7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며 팀이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종료일까지 1위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는 데 공헌했다.
한국시리즈에도 2경기에 등판해 1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통합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SSG는 고효준과 지난해 4천만원에서 4천500만원 인상한 8천500만원에 재계약했다.
올 시즌 SSG는 김택형과 장지훈이 입대하고, 이태양(한화 이글스)이 이적해 불펜진에 물음표가 달린 상황이다.
김원형 감독은 새 얼굴을 찾으면서도 베테랑 고효준이 불펜진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했다.
베테랑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연차가 낮은 선수들에게는 조금 더 기회가 주어지지만, 베테랑들은 몇 번의 실수로 자리를 잃곤 한다.
고효준은 "최근 2∼3년 동안에는 등판할 때마다 '오늘이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던졌다"며 "올해도 같은 마음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역설적으로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간절함이 고효준의 선수 생활을 늘리는 동력이 됐다.
고효준도 "아직 야구가 재밌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지지만, 야구를 더 잘하고, 올해 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