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유럽 지역 예선을 뚫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처음 출전한 체코 야구대표팀의 전력이 만만찮다.
중국과 함께 당초 B조 최약체로 분류된 체코는 WBC 데뷔전인 중국전에서 투타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첫 승리를 거뒀다.
체코가 예상을 뛰어넘는 전력을 보여주면서, B조 순위 판도도 요동칠 전망이다.
체코는 10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WBC B조 중국전에서 8-5로 역전승했다.
이날 체코 선발로 등판한 오른손 투수 다니엘 파디샤크는 최고 시속 150㎞까지 전광판에 찍으며 중국 타선을 압도했다.
4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볼넷 2개만을 내줬을 뿐, 안타는 단 한 개도 안 맞았다.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체코 야구대표팀의 유일한 전직 빅리거 에릭 소가드는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징검다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경기 중반까지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중국 타선을 안타 없이 묶었던 체코는 4-1로 앞서가던 7회 중국의 집중타를 견디지 못하고 4-5로 리드를 내줬다.
패색이 짙던 체코는 9회 1사 후 마르틴 체르벤카의 볼넷과 보이테흐 멘시크의 2루타로 2, 3루 기회를 잡았다.
중국은 KBO리그 kt wiz에서 뛰는 마무리 주권을 올렸고, 마르틴 무지크가 초구를 역전 석 점 포로 연결했다.
체코는 필리프 스몰라의 적시타까지 이어져 8-5로 점수를 벌려 승기를 굳혔다.
한국과 일본, 호주, 체코, 중국이 편성된 B조는 당초 한국과 일본, 호주까지 3개국이 두 장의 8강 티켓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랜 시간 파벨 하딤 감독의 지도를 받은 체코 야구는 뛰어난 팀워크로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9일 호주에 7-8로 덜미가 잡힌 한국은 10일 일본과 만난다.
일본을 잡고 기사회생하는 게 한국에는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설령 2패를 한다고 해도 경우의 수는 남았다.
이날 1승을 거둔 체코가 호주까지 잡아주는 것이다.
만약 한국과 호주, 체코가 2승 2패로 동률이 되면 세 팀이 승패가 맞물려 승자 승으로 순위를 가릴 수 없어 최소 팀 실점을 기준으로 삼는다.
한국은 13일 체코가 호주를 잡아주길 바라야 한다.
물론 전제 조건은 한국이 체코와 중국을 모두 이기는 것이다.
호주에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것처럼, 체코나 중국에 또 덜미가 잡힌다면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도 없이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을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