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벤치행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히샤를리송에 토트넘(잉글랜드)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사과받았다. 나를 비난한 게 아니다"라며 감쌌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콘테 감독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히샤를리송과 관계에 대한 현지 취재진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콘테 감독은 "그는 올 시즌이 엉망진창이라고 한 것"이라며 "히샤를리송은 많이 다쳤다. 시즌이 마음에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작은 좋았는데 그때 다쳤다. 월드컵을 가길 바라서 갔는데 부상을 달고 돌아와 또 한 달을 쉬었다"며 "리그에서는 0골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2골을 넣은 게 다인 터라 안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히샤를리송은 전날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UCL 16강 2차전 AC 밀란과 경기 후 TN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콘테 감독의 벤치행 지시에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히샤를리송은 "이번 시즌은 정말 엉망인 시즌이다. 부상도 있었고 제대로 뛰지 못했다"며 "내가 (선발로) 뛰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날 코칭스태프가 선발 출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벤치에서 시작했다며 "내일 콘테 감독이 내게 뭐라고 하는지 두고 보겠다. 나도, 그 누구도 바보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최전방을 책임진 히샤를리송은 시즌 개막 전 토트넘에 합류하며 "항상 UCL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9월 UCL 데뷔전인 마르세유(프랑스)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친 히샤를리송은 올 시즌 나머지 공식전 24경기에서는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콘테 감독은 팀에 대한 '작심 발언'도 쏟아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 이어 UCL에서도 탈락해 사실상 토트넘의 '무관'이 기정사실이 되자 콘테 감독의 지도력을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콘테 감독은 "그간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내가 이 팀에 대해 알아낸 사실을 이야기했다. 이기거나 더 경쟁하려는 의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우리에게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해왔지만 그런 환경은 조성되지 않았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일 수도 있다"며 "우린 기적을 일으킬 수는 없다. 내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게 현실"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끝날 때까지는 이 팀을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난 자살을 선택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2021년 11월 지휘봉을 잡은 콘테 감독의 계약은 올 시즌까지다.
콘테 감독은 "다들 내가 구단과 1년 6개월짜리 계약을 맺었다는 걸 알 것이다. 일반적인 계약은 3년"이라며 "이는 팀이든, 나 스스로든 (추후) 상황을 보겠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리그에서 14승 3무 9패를 거둬 4위에 올라 있다.
최근 분위기는 좋지 않다.
2부 팀인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FA컵 16강에서 0-1로 진 토트넘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정규리그 경기에서도 0-1로 졌다. 직전 AC 밀란과 UCL 경기에서는 0-0으로 비겨, 합계 스코어 0-1로 대회에서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