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처음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스무살 새내기 정소이가 돌풍을 예고했다.
정소이는 6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정소이는 작년 드림투어 상금랭킹 16위로 KLPGA투어 무대에 처음 오른 신인.
웬만한 골프 팬은 물론 골프 관계자들에게도 그리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이런 정소이가 이날 보기는 하나도 없이 버디 8개를 쓸어 담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치자 현장에서는 "정소이가 누구냐"고 서로 물어보기 바빴다.
정소이는 주니어 시절에도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기에 더 생소하다.
그러나 정소이는 코스에 나서면 존재감이 뚜렷하다.
키 173㎝에 70㎏가 넘는 당당한 체격 덕분이다.
큰 몸집에서 뿜어나오는 시원한 장타는 정소이가 지닌 가장 큰 강점이다.
지난해부터 정소이를 후원하는 노랑통닭 골프단 오세욱 단장은 "잠재력만큼은 어느 선수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소이는 이날 8언더파에 자신도 놀란 눈치였다.
장염에 걸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던 정소이는 "어떻게든 1라운드를 잘 막아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1번 홀 티샷하고선 너무 긴장해서 장염을 앓은 사실도 잊어버렸다"며 웃었다.
기대와 욕심을 낼 처지가 아니었기에 마음을 비우고 경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아이언을 치면 홀에 착 붙었고, 퍼트도 쏙쏙 빨려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정소이는 특히 후반 9개홀에서는 버디 6개를 뽑아내며 30타를 쳤다. 14번(파3), 15번(파5), 16번 홀(파4)에서는 이른바 '사이클 버디'를 기록했다.
베트남에서 두 달 가까이 치른 전지훈련에서 약점으로 꼽는 퍼트와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었다는 정소이는 "드림투어에서 1라운드 선두로 나섰던 적이 몇 번 있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전지훈련 때 열심히 했으니 작년보다 나은 성적이 나올 거라 믿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작년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홍지원이 5언더파 67타를 쳤고, 작년 12월에 앞당겨 치른 2023시즌 개막전 하나금융 싱가포르 오픈에서 우승한 박지영과 안선주, 서연정, 최초의 외국인 풀시드권자 리슈잉(중국) 등은 3언더파 69타를 써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 대회에서 혼자 2번 우승한 장수연은 손목 부상으로 기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