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 뜨거운 열기에 묻힌 기록이 하나 있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장시환(36)은 개막전에서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세웠다.
장시환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개막전 원정경기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팀의 8번째 투수로 등판했다가 상대 팀 이형종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실점한 장시환은 시즌 첫 패이자 개인 연패 기록을 '19'로 늘렸다.
2020년 9월 27일 NC 다이노스전부터 개인 19연패 기록을 쓴 장시환은 심수창(은퇴·18연패)을 제치고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을 세웠다.
장시환은 이 기간 87경기에 등판해 선발 투수로 13패, 불펜에서 6차례 구원패를 했다.
사실 장시환의 연패 기록은 큰 흠집거리라고 평가할 순 없다.
실력이 없는 투수들은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은퇴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실력을 보여줘야 승패가 갈리는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설 수 있다.
장시환은 지난 시즌 64경기에 출전해 14세이브 9홀드를 올리기도 했다.
약한 전력 탓에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한화 마운드를 지탱했다.
한화 구단도 장시환의 역할과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장시환과 계약기간 3년, 총액 9억 3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개인 18연패 기록을 갖고 있던 한화 출신 심수창 해설위원도 후배 장시환에 관해 좋은 평가를 했다.
심 위원은 지난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연패 기록은 아름다운 헌신의 증거"라며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많은 선배는 승리 못지않게 패배도 많이 기록했다. 패배 역시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엔 장시환보다 긴 연패를 기록한 선수가 차고 넘친다.
최다 연패 기록은 1992년 5월 7일부터 1993년 7월 25일까지 27연패를 한 앤서니 영이 갖고 있다.
영은 1996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으며 2017년 6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