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2022시즌을 마치고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외야수 이형종(33)이 개막전에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형종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로 3-2 승리를 이끌었다.
2-2로 맞선 10회 말 2사 만루 상황에서 2스트라이크 2볼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이겨내고 좌전 안타를 날려 혈투를 끝냈다.
자신의 생애 첫 끝내기 안타인 동시에 역대 KBO 개막전에서 10번째로 나온 명장면이었다.
키움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달려가 이형종에게 물과 음료수 세례를 하며 실컷 축하했다.
흠뻑 젖은 이형종은 취재진과 만나 "매번 물을 뿌려만 주다가 처음 맞아봤다는데 정말 짜릿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누가 한 대 때렸나 싶을 정도로 턱이 아픈데…"라며 "사실 물을 맞든 음료수를 맞든 오줌을 맞든 상관이 없을 정도로 짜릿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날 8회 말 역전 기회를 놓쳤던 터라 더 극적인 끝내기다. 이형종은 당시 1사 만루 기회를 병살타로 날려버렸다.
이형종은 3월 시범 경기부터 타격감이 좋지 않아 자기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슬라이더 2개가 볼이었기 때문에 (3구가) 100% 직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약간의 의심이 있었다"며 "워낙 (공이) 안 맞다 보니 저 자신을 의심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까 앞으로 남은 시즌 잘될 거라고 믿으면서 좀 더 마음 편하고 자신 있게 하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경기를 마치고 가장 기뻐한 동료는 이정후였다고 한다.
이정후 자신이 2-1로 앞선 8회 초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었기 때문이다.
한화 노시환의 2루타 공을 내야로 느슨하게 중계하는 바람에 노시환이 3루까지 간 것이다. 노시환은 결국 후속타자 땅볼 때 홈까지 들어갔다.
이형종은 "사실 외야수로선 되게 민망한 상황"이라며 "정후가 심적으로 힘들었는지 엄청 좋아했다. 계속 '형 고맙습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못했을 때 정후가 더 많은 활약을 해줄 거니까"라며 씩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