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승격팀 대전하나시티즌이 개막 5경기 무패 행진을 내달리며 2위로 올라섰다.
대전은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홈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8년 만에 1부 무대로 돌아온 대전은 이번 시즌 개막 이후 3승 2무의 상승세 속에 아직 5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울산 현대(승점 12)에 이어 2위(승점 11·11득점)에 올랐다.
대전은 강등되기 전 리그 맞대결에서 서울에 8연패를 당하다가 승격 이후 첫 만남에서 격파하는 기쁨도 누렸다.
서울은 시즌 3승 2패를 기록, 4위(승점 9·9득점)가 됐다.
대전은 티아고, 배준호, 전병관으로 공격진을 꾸리고 이진현 등이 중원을 지켰다. 수비진엔 국가대표 조유민과 아제르바이잔 대표팀 소집에 다녀온 안톤 등이 배치됐다.
서울은 최근 연이은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골키퍼 최철원 대신 2001년생 백종범에게 골문을 맡긴 가운데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가 일류첸코와 호흡을 맞췄고, 나상호, 기성용 등도 선발로 나섰다.
전반 14분 티아고의 슛이 서울 수비수 오스마르를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 대전은 전반 20분엔 이진현의 코너킥에 이은 조유민의 헤더로 도망갔다.
서울은 전반 24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주장 일류첸코가 머리로 받아 넣어 반격했고, 일류첸코와 임상협을 박동진과 권완규로 바꿔 나선 후반전 시작 5분 만에 나상호의 중거리포로 2-2를 만들었다.
대전도 후반 이현식, 김인균, 마사 등을 교체 카드로 가동하며 맞불을 놓은 가운데 한참 동안 이어지던 균형은 후반 43분 깨졌다.
페널티 지역 왼쪽을 돌파한 김인균이 패스를 내주자 마사가 골대 앞에서 오른발을 갖다 댔고, 공이 크로스바를 스친 뒤 골대 안으로 들어가 대전의 교체 선수들이 결정적인 골을 합작했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시즌 첫 경기에 나선 마사는 시즌 첫 골을 팀의 승리로 이어지는 결승포로 장식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전북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개막 5경기 무패 행진(3승 2무)으로 울산, 대전에 이어 3위(승점 11·8득점)에 자리했다.
반면 2017∼2021년 K리그1 5연패를 달성하고 지난해엔 준우승한 전북은 1승 1무 3패로 8위(승점 4·5득점)에 그치며 초반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특히 전북은 A매치 휴식기 직전인 지난달 19일 대구FC전(0-2)에 이어 연패에 빠졌다.
전북이 전반 16분 류재문의 득점포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포항이 후반 12분 백성동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전북은 이동준, 구스타보, 문선민, 안드레 루이스 등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집중적으로 활용했고, 포항은 박찬용, 김용환 등을 투입해 지키기에 나섰다.
전북은 센터백 박진섭이 후반 막바지 상대 골키퍼 황인재와의 헤딩 경합에서 머리를 강하게 부딪쳐 쓰러진 뒤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악재에 선수 교체도 할 수 없어 10명이 싸워야 했는데, 결국 추가 시간 역전 골을 내주고 말았다.
백성동의 왼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제카의 타점 높은 헤더로 포항은 짜릿한 역전 결승 골을 만들어냈다. 대구에서 뛰다 이번 시즌 포항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제카의 시즌 첫 골이기도 했다.
전북은 관중석에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를 비판하는 걸개가 걸리고 팬들이 '나가'라는 구호까지 외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안방에서 뼈아픈 연패를 곱씹어야 했다. 경기 후엔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막고 항의에 나섰고, 김상식 감독이 나오지 않아 2시간 넘게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승격팀 광주FC는 수원FC를 2-0으로 물리치고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4라운드 5-0 대승에 이어 2연승을 수확, 승점 9(3승 2패·8득점)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광주는 알바니아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다가 돌아온 득점 선두(4골) 아사니,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돼 카타르에 다녀온 엄지성을 명단에서 제외하고도 완승했다.
이민기가 경기 시작 4분 만에 상대 수비가 끊어낸 코너킥을 통쾌한 발리슛으로 연결해 포문을 열었고, 전반 27분엔 김한길의 침투 패스에 이은 박한빈의 오른발 슛이 골 그물을 흔들었다.
수원FC는 2라운드 퇴장에 따른 징계로 출전하지 못하던 이승우가 돌아온 가운데서도 완패를 떠안아 9위(승점 4·3득점)에 머물렀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이 방문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는 인천과 대구가 0-0으로 비겼다.
대구는 6위(승점 6), 인천은 7위(승점 5)에 자리했다.
이날 광주와 인천, 대전 등 K리그 구장 관중석 곳곳엔 최근 승부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했다가 거센 역풍이 일자 전날 전면 철회한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