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 주장인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31·레알 마드리드)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뽑는 투표에서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에게 1위 표를 줬다가 소속팀 팬들의 과도한 비난을 받자 직접 해명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시상식에서 남자 최우수 선수상이 메시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12월 막을 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에 36년 만의 우승을 안기고 최우수선수상 격인 골든볼까지 품은 메시는 이번 시상식에서도 최종 경쟁자였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리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FIFA 회원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미디어, 팬 투표 결과 등을 반영한 결과 메시는 총 52점을 얻어 음바페(44점), 벤제마(34점)를 제쳤다.
그런데 투표 결과가 공개되면서 알라바에게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알라바는 1위 표를 메시에게 줬고, 2위를 벤제마, 3위를 음바페로 뽑았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알라바가 소속 팀 동료 벤제마가 아닌, 라이벌 팀 바르셀로나 출신의 메시에게 1위표를 준 데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알라바의 소셜미디어(SNS)에 '팀을 배신했다', '팀에서 나가라', '마드리드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등의 글을 올리고 '알라바 아웃'이라는 해시태그까지 달았다.
심지어 일부 팬은 인종차별적인 표현과 함께 원숭이 이모티콘까지 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알라바는 하루 뒤 자신의 SNS에 이번 투표 과정을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투표는 나 혼자가 아니라 오스트리아 대표팀이 팀으로 한 것이다"라면서 "팀 내 모든 사람이 투표할 수 있고,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사람, 특히 벤제마는 내가 그와 그의 경기력에 얼마나 존경심을 갖는지 잘 안다"면서 "나는 자주 내게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는 벤제마라고 말하곤 한다. 지금도 변함없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