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그냥 붙으면 진다는 이야기를 감독 생활하면서 선수들에게 처음 해본 것 같네요."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강팀입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져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라고 이야기했다. 상대가 정말 잘한다"며 "(안영준이 뛰었던) 작년 우승 멤버로 붙었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준용도 부상이 길어져 오늘 빠진다. 아직 통증이 있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최준용은 지난 11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 막판 머피 할로웨이의 슛을 저지하려다가 왼쪽 발꿈치를 다쳤다.
전 감독은 "상대는 우리가 잘하는 걸 특히 못 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팀"이라며 "인삼공사와 맞붙으려면 바꿔막기 수비를 써야 하는데 선수 구성상 어렵다. 모든 걸 쏟아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져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지만 지려고 코트에서 뛰는 건 아니다"라며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했다"고 했다.
SK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9일간 6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중이다.
전 감독은 "오늘이 9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라며 "어려운 일정이었지만 선수들이 승리를 많이 따냈다. 선수들에게 그저 고맙다"고 돌아봤다.
이 구간 SK는 5경기에서 4승을 올렸다. 12일 홈에서 2위 창원 LG에 84-94로 진 경기를 빼면 모두 이겼다.
빠듯한 일정의 마지막 경기가 하필 선두 인삼공사다. 10연승을 달리는 인삼공사는 33승 11패로 독주 중이다.
전 감독은 "인삼공사와 우리의 차이는 수비력"이라며 "전력만 보면 진다는 이야기를 한 게 감독 생활하면서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반면 11연승을 노리는 인삼공사의 김상식 감독은 "SK는 공격력이 좋은 팀이다. 리바운드와 수비에 신경을 쓰면서 특히 상대가 속공에 쉽게 나서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늘 그렇듯이 우리는 하던 대로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