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정말 그렇죠.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입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대신해 기자회견에 나선 토트넘(잉글랜드)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코치는 29일(한국시간) 챔피언십(2부) 소속인 프레스턴 노스 엔드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을 마친 후 손흥민(31)을 극찬했다.
손흥민은 영국 프레스턴의 딥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레스탄과 FA컵 32강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85분을 뛰며 두 골을 넣어 3-0 완승에 앞장섰다.
지난 5일 EPL 19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5경기 만에 골 맛을 봤고, 도움 1개를 따낸 지난 24일 21라운드 풀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한 경기에 두 골 이상을 퍼부은 건 지난해 10월 13일 펼쳐진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D조 4차전 홈 경기 이후 108일 만이다.
영국 풋볼런던에 따르면 스텔리니 코치는 이번 활약으로 손흥민이 자신감을 찾을 것이냐는 질의에 "정말 그렇다"라고 답하며 반색했다.
통상 콘테 감독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만, 지난 5주간 20차례가 넘는 회견을 담당했던 콘테 감독은 이날 스텔리니 코치에게 기자회견 자리를 넘겼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스텔리니 코치는 "손흥민은 그저 적절한 순간을 기다리며 편안하게 1대1 공격에 임할 공간을 찾기만 하면 된다.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공식전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에게 가장 많이 따라다닌 수식어는 '부진'이었다.
정규리그에서 23골을 몰아쳐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에 오른 지난 시즌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던 터다.
스텔리니 코치는 거듭 손흥민이 이번 멀티 골을 통해 자신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최고의 기량으로 돌아가는 게 팀에 얼마나 중요하냐'는 질의에 그는 "중요하다. 우리는 정신적인 부분을 바꾸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많고 일정이 빡빡하다. 사흘마다 경기가 잡힌 상황에서 변화를 만들려면 자신감이 필요하다"며 "오늘 경기가 좋은 시작점이 될 것"이라 반겼다.
또 결장한 팀의 주포 해리 케인의 공백을 손흥민이 완벽히 메웠다며 흡족해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유효슈팅만 네 번을 만들어내며 골잡이로서 역할을 완수했다.
스텔리니 코치는 "(케인이 없는 상황에) 손흥민이 책임감을 느낀 것 같다"며 "케인이 없으면 그가 가장 중요한 스트라이커다. 득점 기회를 만들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짚었다.
모처럼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환하게 웃은 손흥민은 경기 후 BBC와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런 골들이 필요했다"고 기뻐했다.
이어 "스트라이커나 공격수에게 중요한 건 득점이다.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데 일조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팀의 경기력에 대해 나눌 말이 많지만 이제 해야 할 일에 또 집중해야 한다. 우린 더 발전할 수 있다"며 "이 경기가 좋은 에너지를 준 듯하다. 다음 주말을 준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언급한 '다음 주말'이란 다음 달 6일 예정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정규리그 홈 경기다.
토트넘은 지난 20일 맨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 두 골을 앞섰지만, 후반에만 네 골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졌다.
풀타임을 뛴 손흥민도 유효슈팅 1회에 그치며 팀 내 최저인 4∼6점대 평점을 받는 등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직전 풀럼과 21라운드 경기(1-0 승)에 이어 이날 컵대회에서도 완승하며 잡은 반등의 계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맨시티와 '설욕전'의 승리가 필요하다.
토트넘은 리그 21경기에서 11승 3무 7패로 승점 36을 쌓아 5위에 자리해 있다. 맨시티는 이보다 높은 리그 2위로, 승점 45(14승 3무 3패)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