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시리즈 소속 선수와 한 조로 경기하게 됐다.
매킬로이는 2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트 골프클럽(파72·7천428야드)에서 열린 DP 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 2라운드까지 8언더파 136타를 쳤다.
공동 7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29일 3라운드에서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 댄 브래드버리(잉글랜드)와 한 조로 경기하게 됐다.
이 가운데 비스베르거가 지난해 출범한 LIV 시리즈 소속 선수다.
매킬로이는 LIV 시리즈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속 선수들을 영입할 때 LIV 시리즈와 대립각을 세우며 PGA에 남은 대표적인 선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LIV 시리즈 소속 선수인 패트릭 리드(미국)가 연습장에서 먼저 인사했지만 이를 무시해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PGA 투어는 LIV 시리즈 소속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금지했고,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DP 월드투어는 LIV 시리즈 선수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리드와 비스베르거 외에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등 LIV 소속 선수들이 다수 출전했다.
대회 개막 전에 매킬로이와 감정싸움을 벌였던 리드 역시 2라운드까지 8언더파로 매킬로이와 함께 공동 7위다.
리드는 29일 3라운드를 매킬로이의 바로 다음 조에서 치르며, 3라운드 결과에 따라 최종 라운드에서 매킬로이와 동반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스텐손과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3라운드 한 조에 묶인 점도 팬들의 관심을 끈다.
이 둘은 2라운드까지 2언더파 142타로 공동 65위를 기록, 3라운드를 같은 조로 치르게 됐다.
스텐손은 지난해 7월 LIV 시리즈로 이적했는데, 당시 그는 올해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유럽 대표팀의 단장을 맡고 있었다.
유럽 대표팀의 감독 격인 단장 자리를 내던지고 LIV 시리즈로 자리를 옮긴 스텐손은 곧바로 LIV 시리즈 3차 대회에서 우승, 개인전과 단체전 상금을 더해 약 62억원 정도의 거액을 손에 넣었다.
스텐손의 뒤를 이어 유럽 대표팀 단장을 대신 맡은 인물이 바로 도널드다.
도널드는 당시 "(라이더컵이 열리는) 앞으로 14개월 동안 (LIV 시리즈로 가지 않고) 계속 여기 있겠다"며 전임 단장이었던 스텐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스텐손, 도널드와 함께 경기하게 된 티럴 해턴(잉글랜드)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내일 경기 도중 라이더컵 이야기가 나온다면…'이라는 글과 함께 차라리 수풀 속으로 숨고 싶다는 의미의 영상을 올려 전·현직 라이더컵 단장과 함께 경기하게 된 난처한 입장을 내비쳤다.
해턴은 LIV 시리즈로 가지 않고, PGA 투어와 DP 월드투어 등에서 활약 중인 선수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 3명 가운데 리처드 블랜드(잉글랜드)도 LIV 시리즈 소속으로 이번 대회는 전체적으로 LIV 선수들과 PGA 및 DP 월드투어 선수들의 맞대결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