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4년 만에 대결하는 한국과의 경기에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가 29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예상했다.
이 신문은 일본 야구대표팀이 오는 3월 열리는 WBC B조 본선 1라운드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다르빗슈∼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머린스)∼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를 차례로 선발로 마운드에 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일본은 3월 9∼13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본선 1라운드에서 중국∼한국∼체코∼호주와 순서대로 대결한다.
상대적으로 약체인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오타니가 스타트를 끊고, 경험 많은 베테랑이자 일본 대표팀의 최고참 다르빗슈가 3월 10일 오후 7시에 벌어지는 운명의 한일전에 나설 것이라는 게 닛칸스포츠의 전망이다.
WBC 투구 수 규정에 따라 오타니나 다르빗슈는 1라운드에서는 최대 65개만 던진다.
8강전에서는 최대 80개, 준결승 이후에는 최대 95개를 던질 수 있다.
일본은 조 2위 안에 들면 3월 16일에 A조 국가와 8강전을 치른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8강전을 기준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할 예정으로, 8강전에는 오타니나 다르빗슈 모두 등판할 수 있다.
한일전에 다르빗슈의 등판이 점쳐지는 건 그의 관록 덕이다. 다르빗슈는 일본이 정상을 차지한 2009년 WBC에서 구원과 선발로 5번 등판했다.
큰 경기에서 던진 경험은 다르빗슈가 오타니를 앞선다.
3월 9일 호주와의 첫 경기에 사활을 건 한국 대표팀은 호주전은 물론 일본전 투수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일본에는 좌투수가 효과적이라는 예전 경험에 맞춰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이의리(이상 KIA 타이거즈), 구창모(NC 다이노스), 김윤식(LG 트윈스) 등 왼손 투수들이 줄줄이 마운드에 오를 지가 관심사다.
한편 구리야마 일본 대표팀 감독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이 소속 선수들의 WBC 대표팀 훈련 참가를 3월 초로 미룬 것을 두고 쓴소리를 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WBC를 정말 좋은 대회로 치르려면 메이저리거들이 좀 더 자유롭게 대표팀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야 대회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호소했다.
MLB 구단은 2월 중순 스프링캠프 개막을 앞두고 소속 선수들에게 2월 말까지 팀 훈련을 치른 뒤 WBC에 출전하라고 지시했다.
선수들의 WBC 참가 기간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WBC보다는 MLB 산업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에 따라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한국 대표팀의 주축 키스톤 콤비를 물론 다르빗슈, 오타니,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이상 외야수) 등 일본 대표 선수들도 본선 직전인 3월 초에야 팀에 합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