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안양 KGC인삼공사와 4번째 '김승기·전성현 더비'에서 처음으로 웃었다.
190㎝가 안 되는 김진유가 리바운드 17개를 잡는 등 개인 통산 첫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설욕전'의 1등 공신이 됐다.
캐롯은 21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인삼공사를 85-65로 대파했다.
두 팀의 경기는 지난 시즌 인삼공사를 지휘한 김승기 감독과 주축이었던 전성현이 캐롯에 합류하면서 '김승기·전성현' 더비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1, 2라운드를 내준 캐롯은 3라운드에서는 승리를 챙기는 듯했지만, 종료 직전에 터진 박지훈의 극적인 결승 득점에 3연패를 당했었다.
네 번째 맞대결에서 첫 승을 거둔 캐롯(18승 15패)은 5연승을 달렸다. 순위는 5위를 유지했다.
선두 인삼공사는 22승 10패가 됐다. 2위 창원 LG(19승 12패)와 격차도 2경기 반으로 줄었다.
전성현이 3점 1개를 포함해 7점을 올린 캐롯이 오마리 스펠맨이 9점 7리바운드를 쓸어 담은 인삼공사에 1쿼터 21-19로 근소하게 앞섰다.
전반 종료 3분 30초 전 전성현이 오세근의 밀착 수비를 이겨내고 세 번째 3점을 성공했고, 종료 직전에도 코너에서 한 방을 적중해 캐롯의 41-32 리드를 이끌었다.
전반에만 무려 24개의 3점을 던진 캐롯은 후반에도 외곽에서 공세를 이어갔다.
3쿼터 중반 김강선이 20초 만에 코너에서 3점 2개를 적중하며 간극이 14점까지 벌어졌다.
4쿼터 초반 로슨이 팀의 13번째 3점을 성공하며 인삼공사의 추격세를 꺾었고, 경기 종료 4분 전 전성현도 5번째 3점을 꽂아 넣으며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진유가 12점 17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올리며 승리에 앞장섰고, 전성현·로슨도 23점씩 보탰다.
이날 캐롯은 46개의 3점을 던져 17개를 성공했다. 3점 시도 부문에서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역대로 보면 2018년 12월, 2019년 3월, 2022년 3월 인삼공사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이 부문 1, 2위 팀은 2004년 3월 7일 기록을 세운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56개)와 울산 현대모비스(53개)다.
이 두 경기는 문경은 현 KBL 경기본부장과 우지원 전 국가대표 코치가 상대의 '배려' 속에 각각 3점포 22개, 21개를 몰아친 '촌극'의 결과였다.
서울 SK는 원정에서 수원 kt를 76-73으로 제압했다.
18승 14패가 된 SK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공동 3위를 이뤘고, kt(14승 18패)는 7위를 유지했다.
SK는 전반부터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 실책을 끌어내며 특유의 빠른 농구를 펼쳤다.
전반 8개의 스틸을 기록한 SK는 kt의 실책 10개를 끌어내며 2쿼터까지 51-40으로 앞섰다.
오재현과 함께 연신 상대 코트를 내달린 김선형은 전반 종료 2분 전 속공에 나서 시원한 덩크슛을 작렬하며 점수 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kt로서는 전반 주포인 양홍석이 3점 4개를 모두 놓치는 등 무득점에 그친 게 뼈아팠다.
kt는 3쿼터 종료 4분 전 김영환의 3점에 이어 양홍석이 3점으로 첫 득점을 올리며 56-58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직후 김선형이 주도하는 속공을 통해 자밀 워니-허일영-최부경에게 연이어 득점을 내주며 추격세가 꺾였다.
kt는 4쿼터 막판 재로드 존스와 하윤기의 높이를 앞세워 3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워니가 23점 16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kt에서는 하윤기가 20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