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9연패 사슬을 끊고 오랜만에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한국전력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방문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 스코어 3-2(25-21 22-25 25-23 23-25 16-14)로 이겼다.
지난해 11월 29일 삼성화재전 이후 9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던 한국전력은 42일, 10경기 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9연패의 출발점은 2022년 12월 3일 우리카드전이었다. 한국전력은 우리카드를 상대로 설욕하며 연패로 끊었다.
양 팀은 대등한 실력을 보이며 1∼4세트를 양분했다. 한국전력 60.95%, 우리카드 54.62% 등 양 팀 모두 높은 공격 성공률을 보이며 치열한 화력전을 펼쳤다.
4세트에서 나온 99년생 토끼띠 동갑내기 임성진과 김지한의 자존심 대결도 돋보였다.
우리카드 김지한이 18-15에서 한국전력 임성진을 겨냥해 2연속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서브 준비 과정에서 임성진을 손가락으로 직접 지목하며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자 임성진도 곧바로 복수에 나섰다.
17-21에서 김지한에게 강력한 서브 두 방을 보내 그대로 갚아줬다. 20-21에서도 서브 에이스를 올리며 동점 득점까지 책임졌다.
그러나 4세트 패배까진 막지 못했던 임성진은 칼을 갈고 5세트에 나타났다.
임성진은 5세트 11-13에서 강력한 서브 두 방으로 우리카드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2연속 득점을 견인하며 다시 한번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서브 에이스가 되진 않았지만, 임성진의 서브에 우리카드는 크게 흔들렸다.
13-14에서 우리카드 이상현의 서브 범실로 마지막 5세트에서 듀스 접전이 벌어졌다.
고비를 넘긴 한국전력은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의 활약으로 혈투를 끝냈다.
신영석은 14-14에서 리버맨 아가메즈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하더니, 나경복의 퀵 오픈마저 막아냈다.
우리카드는 마지막 득점에서 신영석의 네트터치를 주장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한국전력의 득점이 인정됐다.
신영석은 이날 블로킹 득점 3개를 해 V리그 남자부 최초로 개인 통산 1천100 블로킹 득점을 달성했다.
이날 한국전력에서는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25점)가 공격을 이끌었고 서재덕(17점), 임성진(16점), 신영석(13점) 등 국내 선수들이 고루 활약하며 도왔다.
아가메즈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4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