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일본 프로농구 B.리그의 시마다 신지(52) 총재가 KBL과 교류를 더 늘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시마다 총재는 27일 서울 강남구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B.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 등 B.리그 현황을 소개하고, 앞으로 KBL과 교류 확대에 대한 구상 등을 밝혔다.
시마다 총재는 "2016년 B.리그 설립 단계부터 KBL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2019년에 KBL과 교류 활성화 협약을 맺었다"며 "이번 한국 방문에서 KBL 경기도 관전하고 KBL과 파트너십도 더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B.리그는 1∼3부로 나뉘어 있으며 1부에 24개, 2부에 14개 등 총 54개 팀으로 구성된 '빅 리그'다.
지난 시즌 1부 우승팀 우쓰노미야에 양재민(23)이 뛰고 있고 2부 팀인 후쿠시마에는 서울 삼성 출신 천기범(28)이 활약 중이다.
시마다 총재는 "B.리그는 3년 전부터 아시아 쿼터 제도를 도입해 현재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5개 나라로 확대했다"며 "양재민 선수는 우쓰노미야 주력 선수로 아주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시즌 올스타전 아시아 쿼터 팀에서 팬 투표 1위를 달릴 정도라는 것이다.
양재민은 양원준 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무총장의 아들이다.
시마다 총재는 "한국의 정상급 선수가 B.리그에서 뛰고, 또 일본의 톱 랭커가 KBL에 진출하는 것도 좋다"며 "예를 들어 한국 선수가 B.리그에서 뛰면 한국 팬들이 그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일본에 오고, 또 일본에 거주하는 해당 국가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 예전 KBL과 B.리그 우승팀의 교류전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어려움이 있었고, 또 동아시아 슈퍼리그가 출범하면서 한국과 일본만의 챔피언십을 별도로 열기가 쉽지 않아진 면이 있다"며 "다만 올스타전 등을 공동 개최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봉 1억엔(약 9억5천만원) 이상이 일본 국내 선수로만 7명 정도 뛰고 있다고 전한 시마다 총재는 앞으로 리그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2026년부터 1부 리그에 뛸 조건으로 평균 관중 4천명, 연 수입 12억엔 이상에 전용 경기장을 구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심사를 2024년 가을에 진행해 1부 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을 확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시마다 총재는 "작년에 오키나와에 일본 최초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일의 경기장이 완공됐다"며 "전용 경기장을 짓고 나서 연 수입이 20억엔을 돌파했다"고 전용 경기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키나와 아레나는 2023년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최하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이 열리는 곳이다.
일본은 현역 NBA 선수를 2명(하치무라 루이·와타나베 유타)이나 보유했고, FIBA 월드컵도 2006년 단독 개최에 이어 2023년 공동 개최국으로 참여하는 등 세계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마다 총재는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현재 농구 경기장을 건설 중인 곳이 아홉 군데"라며 "2026년부터 1부 팀을 10개 안팎으로 줄이고, 하부 리그로 내려간 팀이 다시 올라오도록 경쟁을 유발하며 발전하는 구도를 만들겠다"고 리그 발전 계획을 설명했다.
기자 간담회에 이어 시마다 총재는 서울 강남구 KBL센터를 방문해 김희옥 KBL총재와 양 리그 교류 활성화에 합의했다.
김희옥 총재와 시마다 총재는 유소년 교류, 아시아쿼터 활성화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양 리그 협력 관계를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김 총재와 시마다 총재는 이날 오후 7시에는 경기도 안양체육관을 찾아 안양 KGC인삼공사와 고양 캐롯의 경기를 함께 관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