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14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2.2.14 [email protected]
(이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진성이를 건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허경민(32·두산 베어스)이 친구를 다른 팀으로 떠나보낸 아쉬움을 꾹 눌렀다.
'두산 왕조'를 일군 황금 세대의 막내이자, 1990년생 트리오의 한 축이었던 박건우(32·NC 다이노스)와 작별한 허경민은 자유계약선수(FA) 박건우의 보상선수 강진성(29)을 새 동료로 맞이했다.
14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허경민은 "박건우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오늘 하루가 짧을 것"이라고 친구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지금은 우리 두산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만 생각할 때다. 진성이를 건우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박건우보다 1년 먼저 FA 자격을 얻은 1990년생 친구 허경민(7년 최대 85억원)과 정수빈(6년 최대 56억원)은 지난해 장기계약을 하며 두산에 남았다.
하지만, 2022 FA 박건우는 NC와 6년 100억원에 계약했다.
박건우의 잔류를 바라고 요청했던 허경민은 친구가 어려운 결정을 내리자 축하 인사를 전하며, 미련도 지웠다. 박건우와의 인연은 '사적인 감정'으로만 이어가기로 했다.
대신 허경민은 강진성의 두산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그는 "강승호와 박계범은 알을 깨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 팀에 왔고, 지난해 좋은 활약을 했다.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떠올리며 "강진성은 최근 2년 동안 NC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다. 적응만 하면 두산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낼 수 있다. 옆에서 돕겠다"고 했다.
강승호는 최주환(SSG 랜더스)의 보상선수, 박계범은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의 보상 선수로 지난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허경민은 강승호, 박계범과 두산 내야를 함께 지켰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했다.
강승호와 박계범은 전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에서는 주전급 내야수로 도약했다.
강진성은 2020년 붙박이 1군 선수로 자리매김해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을 올리며 NC 창단 첫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지난해에는 타율 0.249, 7홈런, 38타점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강진성은 타격 재능을 갖춘 선수"라며 "쓰임새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경민을 포함한 두산 동료들도 강진성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허경민은 두산 야수진의 리더다. 이제는 강렬한 메시지도 던진다.
그는 "우리가 만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년)은 앞으로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다. 자부심을 느낀다"며 "8∼9등 하려고 이렇게 힘든 훈련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