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호 골 고지 앞에서 머뭇거리던 손흥민(토트넘)이 '일본산 적토마'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와 '작은 한일전'을 펼친다.
토트넘은 8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턴을 상대로 2022-2023 EPL 30라운드를 치른다.
손흥민에게는 아시아 최고 공격수의 '자존심'이, 토트넘에는 '4위권 진입'이 각각 걸린 중요한 경기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8번째 시즌을 보내는 중인 손흥민은 총 141골을 터뜨리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 7위에 자리 잡고 있다.
EPL에서만 99골 50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EPL 통산 100호 골에 단 한 골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 시즌 손흥민은 예년보다 부진하지만, 후반기 들어 조금씩 득점 페이스를 올리고 있어 대기록 달성의 기대감을 키운다.
골잡이로 전성기에 있는 손흥민과 떠오르는 골잡이 미토마가 펼치는 사실상 첫 '진검승부'여서 관심은 더 뜨겁다.
전반기 10라운드에서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이 펼쳐진 바 있지만, 이때는 미토마가 아직 팀의 주력 공격 자원으로 자리 잡기 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해리 케인의 1-0 결승골을 도왔고, 미토마는 후반 22분 교체 투입됐다.
일본 J리그에서 뛰다 2021년 브라이턴으로 이적한 미토마는 벨기에 임대 생활을 거쳐 올 시즌부터 브라이턴에서 본격적으로 뛰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으로 공격포인트(2골 4도움)를 작성한 것을 포함해 EPL 7골 5도움을 올리며 브라이턴의 상위권 고공비행에 엔진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6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보다 미토마가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손흥민의 EPL 첫 시즌과 비교해보면 미토마의 압승이다. 손흥민은 EPL 무대에 처음 오른 2015-2016시즌 4골 1도움에 그쳤다.
두 선수는 주 포지션도 왼쪽 공격수로 같다.
한국 팬들은 현재 '아시아 최고 공격수'가 누구인지, 손흥민이 이번 맞대결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홈 팬들 앞에서 EPL 100호 골을 넣은 34번째 토트넘 선수가 돼 뜨거운 축하를 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토트넘은 브라이턴을 반드시 꺾어야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이 수월해진다.
토트넘은 현재 5위(승점 50)에 있다. 위로는 3위 뉴캐슬과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이상 승점 53), 아래로는 브라이턴(승점 46)이 포진해 있다.
뉴캐슬과 맨유는 28경기씩을, 브라이턴은 27경기를 치른 가운데 토트넘은 이 중 가장 많은 29경기를 소화해 4위 경쟁에서 가장 불리하다.
턱밑까지 쫓아온 브라이턴을 이번에 반드시 따돌려 격차를 벌려야 하는 이유다.
다만, 브라이턴의 기세가 매우 좋아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브라이턴은 미토마와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8골), 에반 퍼거슨(4골) 등의 활약을 앞세워 5경기 무패(3승 2무)를 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공식전 3경기에서 총 10골을 터뜨릴 정도로 공격력이 매섭다.
같은 시각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프턴은 부진한 첼시를 상대로 홈에서 4경기만의 승리에 도전한다.
울버햄프턴은 현재 14위(승점 28)로, 강등권 최상단인 18위 본머스(승점 27)와 승점 1 차이밖에 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황희찬이 이번 경기에서 복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