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2022-2023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SK는 29일 홈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86-75로 이겼다.
이로써 SK는 창원 LG와 나란히 36승 18패를 기록했는데, 맞대결 골 득실에서 밀려 3위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게 됐다.
4강 PO 직행은 불발됐지만, 실망할 성적은 아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최준용의 잦은 부상과 안영준의 입대로 인한 공백 속에 올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았던 SK는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 '2위 같은 3위'까지 올라섰다.
특히 마지막 6라운드에선 9전 전승을 거두며 뒷심을 발휘했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라운드 전승'으로 선수들이 약속을 지켜줘 정말 고맙다. 우리가 점수를 벌릴 수 있는 건 스틸에 이은 속공이었는데, 그 포인트를 잘 살려줬다"며 흡족해했다.
시즌을 돌아본 전 감독은 최준용과 안영준의 부재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1라운드에서 준용이와 영준이 없이 하다 보니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었다. 아쉬운 건 지금은 (김) 선형이의 동선이 넓어졌는데, 1라운드에선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가 전술 지시를 잘못한 게 패착이었다"고 곱씹었다.
그러나 이내 "준용이가 다친 뒤에 모든 선수가 한 단계 발전한 것 같다. 선형이의 시야가 더 넓어졌고, 최부경과 오재현 등도 어떤 타이밍에 공격해야 하는지 동선을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쌓이면서 자신감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엔 잠도 많이 못 자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은 전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이 질 때도 쉽게는 안 지더라.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을 믿었고, 1라운드에서도 희망을 봤다. 6강에는 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충분히 승수를 많이 쌓아줬다. 이 정도면 충분히 2위까지도 갈 수 있는 승수였다. 지난해에도 말했는데,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선수들이 잘한 것이지, 내가 잘한 게 뭐가 있겠나"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5위 고양 캐롯(28승 26패)이 KBL 가입비를 기한 내에 납부해 PO를 치른다면, SK의 6강 PO 상대는 6위 전주 KCC(24승 30패)가 된다.
전 감독은 "허웅이 돌아오고 이승현, 라건아가 있는 KCC는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6위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우리도 최준용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플러스 요인이 될 테니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올해 1월 이상범 감독이 사임한 뒤 DB의 지휘봉을 잡은 김주성 감독 대행도 정규리그를 7위(22승 32패)로 마치고 "팀에 많은 변화가 있어 힘들었을 텐데 선수들이 끝까지 해줬다.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들이 충분히 잘 나왔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가장 아쉬웠던 때로 리그 7연패에 빠졌을 때를 꼽은 김 감독 대행은 "한두 경기만 더 이겼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왔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6강 싸움까지 할 수 있었다.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