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이겨서 좋은데, 이런 경기는 그만 좀 하면 좋겠어요."
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12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이긴 뒤 한 말이다.
SK는 이날 인삼공사에 3쿼터 한때 14점 차로 끌려가다가 74-73으로 역전승했다.
SK는 8일 수원 kt와 경기에서 12점, 10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는 16점 차로 뒤지다가 승부를 뒤집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10점 차 이상으로 밀리던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다.
특히 SK는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 슈퍼리그 챔피언스위크 원정을 다녀오자마자 5일 사이에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고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또 2일 동아시아 슈퍼리그 베이 에어리어와 경기에서도 18점 차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자 전희철 감독이 역전승하는 것은 좋은데, 워낙 크게 밀리다가 뒤집는 경기 양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을 터뜨린 것이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은 좋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지친 모습이 자꾸 보이는데, 일본 다녀와서 세 경기에서 2승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그 이상으로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SK는 최준용, 최부경, 최성원 등 '3최'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리그 선두 인삼공사를 상대로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전희철 감독은 "신상혁, 김형빈 등이 제가 잔소리도 하고 화도 냈지만 잘 버텨줬다"고 벤치 멤버들을 칭찬하며 "경기력이 꾸준해야 하는데 경기 도중에도 기복의 폭이 심한 점은 고쳐야 한다"고 자평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오늘은 홈 팬들 응원 덕에 이겼지, 원정이었으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역전 골을 넣은 허일영도 "일부러 이렇게 하기도 어렵다"며 "전반보다 후반에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은 긍정적인데, 전반에도 좀 비슷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주로 벤치에서) 구경만 하는 입장이지만 희한하게 후반이면 귀신처럼 집중력이 좋아진다"며 "보고 있으면 이길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승리로 2위 창원 LG와 승차를 1.5경기로 좁힌 전희철 감독은 "17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 최준용이 합류할 수 있을지 봐야겠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2위 경쟁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