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서로 다른 이유로 승점 1점이 급한 두 팀이 11일 만났다.
정규리그 1위를 자력으로 확정하려는 흥국생명(승점 73)과 '봄 배구' 막차에 타려는 4위 KGC인삼공사(승점 53)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경쟁자인 2위 현대건설과 3위 한국도로공사 간의 경기가 전날 있었다.
세트 스코어 3-2로 이긴 도로공사가 승점 54를 쌓아 3위에 올랐고, 승점 1을 보탠 현대건설(승점 70)은 흥국생명을 향한 추격을 이어갔다.
흥국생명과 인삼공사로서는 자기 팀 경기만큼이나 중요한 경기였지만, 두 팀 감독은 전날 경기를 챙겨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KGC인삼공사전에 앞서 "당장 우리 경기에 신경 써야 해서 챙겨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데뷔한 아본단자 감독은 현재까지 2승 2패로 다소 저조한 성적을 올린 흥국생명을 재정비해내 선두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경기 포함 잔여 3경기에서 승점 4 이상을 챙긴다면 정규리그 1위를 자력으로 확정 지을 수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챔피언결정전도 신경 써야 하지만 지금 순위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온 대로 공격적이고 열정적으로만 임해주면 시즌을 잘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정은 여의찮다.
지난 7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주전 세터 이원정의 출전이 불확실하다. 이원정이 빠진 흥국생명은 당시 한국도로공사에 올 시즌 처음으로 패했다.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도 전날 도로공사-현대건설전을 차마 보지 못했다.
고 감독은 "보지 않았다. 보면서 누굴 응원하는 것도 좀 그렇고…"라며 "어차피 경기 결과에 맞게 우리는 우리 경기를 하면 된다. 우리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황은 흥국생명 쪽보다 더 급하다.
인삼공사가 이날 선두 흥국생명과 맞붙고 16일 2위 현대건설과 만나지만, 경쟁자 한국도로공사는 잔여 경기 상대가 최하위 페퍼저축은행, 5위 GS칼텍스로 비교적 어깨가 가볍기 때문이다.
고 감독은 "높은 곳으로 가려면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한 경기일 뿐이니 늘 하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들이 봄 배구에 대한 열망이 커서 휴식을 하라고 해도 훈련하려고 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며 "감독으로서 큰 걱정은 없고 휴식과 훈련을 적절하게 해서 컨디션 관리를 잘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