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안병훈(32)이 모처럼 힘을 냈다.
안병훈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840만 달러)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쳤다.
전날보다 39계단이나 오른 공동 10위(5언더파 135타)로 반환점을 돈 안병훈은 작년 9월 시즌 첫 대회였던 포티넷 챔피언십 공동 4위 이후 5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톱10을 바라보게 됐다.
선두에 나선 교포 저스틴 서(미국)와는 5타 차.
2020-2021시즌 부진으로 PGA투어에서 밀려나 지난해에는 콘페리투어에서 뛴 끝에 PGA투어에 복귀한 안병훈은 이번 시즌에는 12개 대회에서 컷 탈락이 3번뿐이지만, 상금과 포인트가 많이 걸릴 톱10 입상이 없어 애를 태웠다.
올해 들어서는 1월 소니오픈 공동 1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 대회에 앞서 열린 특급 대회 WM 피닉스오픈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출전권 없어서 2주 동안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했던 안병훈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힌 그린 플레이가 살아난 게 상위권 도약의 원동력이 됐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안병훈은 16번 홀(파4)에서야 이날 첫 버디를 뽑아냈지만 1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번 홀(파5) 7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기세를 올린 안병훈은 이어진 4번(파4), 5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뽑아내 선두 그룹을 위협했다.
9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고선 3m 남짓한 파퍼트를 넣지 못한 장면이 아쉬움을 남겼다.
안병훈은 "샷은 전체적으로 괜찮았고 아쉬운 퍼트가 몇 개 있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5언더파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5번 3개 홀에서 4타를 줄인 안병훈은 "다 샷을 잘 쳤다. 3번 홀에는 드라이버와 4번 아이언을 잘 쳤고, 4번 홀과 5번 홀 역시 워낙 핀에 잘 붙였다"면서도 "그래도 툭 쳐서 넣는 거리는 아니었기에 퍼트의 도움도 크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 대회 챔피언으로 전문가 그룹이 우승 후보 1위로 지목한 임성재(25)는 1타를 잃고 공동 28위(2언더파 138타)로 밀렸다.
안병훈이 이글을 잡은 3번 홀(파5)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3번 홀 임성재가 러프에서 그린을 노리고 친 세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물에 빠졌다. 벌타를 받고 5타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임성재는 퍼트 두 번으로 홀아웃해 2타를 잃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거쳐 작년 콘페리투어 시즌 최종전 우승으로 포인트 1위를 차지해 화려하게 PGA투어에 입성한 저스틴 서는 이날 6언더파 66타를 때려 중간합계 10언더파 130타로 선두를 꿰찼다.
기대와 달리 아직 톱10 입상 한번 없이 더CJ컵 공동 29위가 시즌 최고 성적인 저스틴 서는 그린에만 올라가면 홀에 쏙쏙 빨려 들어가는 신기의 퍼트를 앞세워 생애 첫 우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는 이날 2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이후 4연속 버디를 포함해 7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신인인 저스틴 서는 연습 라운드 때 시간이 부족해 대회 코스를 제대로 답사도 못 했다. 악명 높은 베어트랩(15∼17번 홀)은 대회 개막 전까지 밟아본 적도 없다고 골프 채널에 밝혔다.
하지만 저스틴 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베어트랩에서 단 1타도 잃지 않았다.
저스틴 서는 "계속 옳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면서 "매 대회 발전하고 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8언더파를 몰아친 크리스 커크(미국)가 1타차 2위에 올랐고, 라이언 제라드(미국)와 벤 테일러(잉글랜드)가 공동 3위(8언더파 132타)에 포진했다.
김성현(25)은 3타를 잃고 공동 60위(1오버파 141타)로 밀렸다.
강성훈(36)과 노승열(32)은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