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는 손흥민(31·토트넘)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공개한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팬들과 구단에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톱 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들으며 성장했다.
2021-2022시즌에는 리그에서 23골을 넣어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이 리그가 내 삶을 바꿔놨다. 여기서 뛰는 것은 특권"이라며 "그 꿈을 살아내고 있다는 게 때로는 믿을 수 없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녹록지 않다. 정규리그 21경기에서 4골 3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을 포함하면 공식전 30경기에서 8골 3도움만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마르세유(프랑스)와 UCL 조별리그 경기 도중 안와골절을 당해 수술까지 받은 여파도 있겠으나, 부진이 길어지면서 그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손흥민은 "부상을 탓하지는 않는다. 그저 크게 좌절했을 뿐"이라며 "팀을 도울 기회가 있지만, 지난 시즌만큼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항상 내 경기들을 돌려 보면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내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을지 보려고 한다. 지난 몇 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가끔은 힘든 시간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지금은 긍정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팬들이 내게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걸 알고, 나 역시 그렇다. 나를 향한 비판에는 100% 동의한다. 팀과 팬들, 구단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잘해온 만큼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다시 그렇게 해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토트넘은 현재 EPL 5위(승점 39)다. 4위 이상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지만, 손흥민과 케인 등 공격진이 다소 잠잠해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팀을 이끄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담낭염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잠시 팀을 떠나 뒤숭숭하다.
손흥민은 "우리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전에도 이런 일은 겪어본 것"이라고 긍정의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감독님이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기 때문에, 우리가 무언가 돌려드려야 한다. 그는 내게 모든 것을 주었고, 나도 모든 것을 돌려주고 싶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좋은 스쿼드를 갖추고 있으니, 어려운 시기에 하나로 뭉쳐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흥민은 안면 보호대를 쓰고 출전한 2022 카타르 월드컵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솔직히 월드컵에 출전하기에 100% 적합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그는 "하지만 나는 5년 동안 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동료들과 모든 예선을 치렀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게 더 악몽 같았을 거다.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모든 것을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