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첫 안타, 도루, 타점 다 나왔으니, 이제 홈런이 나올 차례입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23시즌 준비를 위해 출국하는 날,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은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도는 장면을 상상했다.
배지환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출국장으로 나서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배지환은 "지난해에 메이저리그 첫 안타, 도루, 타점을 모두 올렸다. 이제 홈런이 나올 차례"라며 "한국에서 훈련하면서 밥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만 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내가 콘택트형 타자이긴 하지만 홈런에는 욕심이 난다"며 "나는 다재다능한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는 콘택트, 수비, 주루 등에 더 신경을 썼지만 장타도 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지환은 역대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와 계약한 배지환은 2019년 마이너리그 싱글A, 2021년 더블A를 거쳐 2022년 트리플A에 진출했다.
그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419타수 121안타), 8홈런, 53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내·외야를 오가는 폭넓은 수비로 주가를 높인 덕에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9월 2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1994년 박찬호 이래 메이저리그에 발자국을 찍은 역대 26번째 한국인 빅리거가 된 배지환은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쳤다. 이날 그는 도루도 2개 성공했다.
다음날인 9월 25일 컵스전에서는 첫 장타(2루타)와 타점도 신고했다.
배지환은 지난해 빅리그에서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6타점, 3도루를 올려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빠른 발과 내·외야를 오가는 수비력이 특히 돋보였다.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서는 구단 선정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배지환은 현재 피츠버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초청 선수가 아닌 '빅리거' 자격으로 21일 시작하는 피츠버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배지환은 더 나아가 개막 로스터(26명) 진입과 선발 출전을 노린다.
그가 바란 대로 빅리그에서 홈런까지 친다면, 그의 입지는 더 탄탄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