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빅리거'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불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최지만은 소속 팀 반대로 WBC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며 "이에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26)을 대체 선수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당초 KBO 기술위원회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1루수 최지만을 30인 최종 명단에 포함했다.
그러나 피츠버그 구단은 최지만의 수술 이력을 사유로 WBC 조직위원회에 '참가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최지만은 지난해 5월 중순부터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겪었고,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조직위는 부상 검토위원회를 개최해 최지만의 WBC 출전 허용 여부를 심의한 뒤 5일 KBO에 심의 결과를 전달했다.
KBO는 "그동안 최지만의 합류가 어려운 상황을 대비했다"며 "검토를 통해 최지훈을 추가 선수로 선발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8일 최지훈이 포함된 최종 엔트리를 WBC 조직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WBC는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로, 빅리거들도 본인의 의사와 대표팀 결정에 따라 자유롭게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MLB 구단들은 부상 및 수술 이력이 있는 소속 선수에 관해선 출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피츠버그 구단은 석 달 전 수술대에 오른 최지만의 WBC 출전에 제동을 걸었고, KBO는 이를 받아들였다.
피츠버그 팀 내 입지 문제도 최지만의 WBC 출전 불발과 연결돼 있다.
사실 최지만의 몸 상태는 큰 이상이 없다.
그는 수술 직후 "간단한 수술이었다"며 "새 시즌엔 건강한 몸으로 문제없이 뛸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출국을 앞두고 "난 WBC에 출전하고 싶다고 소속 팀에 어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지만은 불과 3개월 전 피츠버그로 이적한 터라 개막 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피츠버그 구단은 최지만이 새로운 코치진,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스프링캠프는 물론 시범 경기까지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최지만과 구단의 관계도 WBC 불참에 영향을 미쳤다.
최지만이 WBC에 출전하기 위해선 구단 설득 과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지만은 최근 피츠버그와 연봉 합의에 실패한 뒤 연봉 조정을 신청하며 다소 껄끄러운 상황이 됐다.
일련의 과정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스프링캠프 출국 전 "최지만의 불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미 후보 선수를 정했으며, 최지만의 출전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빠른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