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정몽규(61)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부 재입성에 실패했다.
정 회장은 1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33차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진행된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입후보한 7명 중 6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이날 5명을 뽑은 아시아 몫의 FIFA 평의회 위원에 정 회장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FIFA 평의회'(FIFA Council)는 기존 집행위원회를 대체해 FIFA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핵심적인 기구다.
이번에 선출된 FIFA 평의회 위원의 임기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4년이다. 같은 기간 AFC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한다.
지난해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한 2023년 AFC 아시안컵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AFC 집행위원회에서 카타르에 밀려 고개를 숙였던 한국 축구는 이번 선거 결과로 아시아 내에서도 줄어든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정몽규 회장은 2015년 당시 FIFA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2017년 5월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돼 2년 가까이 활동했다.
FIFA 집행부 입성은 한국인으로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간 FIFA 집행위원을 지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2019년 4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했다.
당시 함께 맡고 있던 AFC 부회장직에서도 연임하지 못해 이후로는 국제 축구 외교 무대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있어야 했다.
정 회장은 FIFA 평의회 위원에 재도전했으나 이번에도 쓴잔을 들었다.
AFC 46개 회원국의 비밀 투표 결과 정 회장은 유효표 45표 중 19표를 받는 데 그쳤다.
최하위인 두자오카이(중국) 현 FIFA 평의회 위원(18표)보다는 한 표가 많았다.
셰이크 아마드 칼리파 알 타니(카타르)가 가장 많은 40표를 받았고, 다시마 고조(일본) 현 FIFA 평의회 위원이 39표를 얻었다.
이어 야세르 알미세할(사우디아라비아, 35표), 마리아노 V. 아라네타 주니어(필리핀, 34표), 다툭 하지 하미딘 빈 하지 모흐드 아민(말레이시아, 30표) 순으로 5위 안에 들었다.
AFC는 이날 회장, 부회장을 포함한 집행위원 선거도 치렀다.
회장직에 단독 입후보한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칼리파(바레인) 현 회장은 투표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AFC 회장은 당연직 FIFA 부회장도 맡는다.
5개 권역별로 한 명씩 뽑는 여성 집행위원에는 한은경 북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이스트존에 입후보해 당선됐다. 이미 AFC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던 한 후보는 유효표 46표 중 34표를 얻어 12표를 획득한 류스팡(대만) 후보를 제쳤다.
여성 집행위원 중 아세안(ASEAN)존의 카냐 케오마니(라오스)는 경선을 통해 FIFA 평의회 위원으로도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