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이 임신한 선수의 봉급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에 보상 명령을 내렸다.
18일(한국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IFA는 리옹이 전 소속 선수인 사라 비요크 귄나르스도티르(33·아이슬란드)에게 임신 기간 미지급한 급여를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리옹은 귄나르스도티르에게 약 8만2천유로(약 1억1천만원)를 지급해야 하며, FIFA의 결정 후 45일 내로 전액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선수 등록 금지 등의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여자축구 선수인 귄나르스도티르는 2020년 독일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리옹 유니폼을 입었고, 리옹의 리그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21년 초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자국인 아이슬란드로 돌아가기 전까지 몇 주간 팀에서 훈련을 이어갔고, 출산 후 곧장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귄나르스도티르는 아이슬란드로 향한 뒤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는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쓴 글을 통해 당시 구단이 급여 문제에 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으며, FIFA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하자 "FIFA로 이 일을 가져가면 리옹과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귄나르스도티르는 FIFA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FIFA는 구단들이 임신한 선수들에게 급여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며 그의 손을 들어줬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1년 1월 FIFA의 임산부 관련 규정이 시행된 이후 이 같은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규정이 국가 차원에서 시행되는 것은 여성 축구선수들과 여자 축구 경기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귄나르스도티르는 FIFA의 판결에 대해 "선수 생활을 하며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모든 선수에게 재정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느낌이었다"라며 "내가 겪은 것을 그 누구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노동자, 여성, 인간으로서의 나의 권리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시즌을 끝으로 리옹을 떠난 귄나르스도티르는 현재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