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부터 시니어 투어가 아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아들뻘 후배들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한 최경주(53)가 새해 첫 대회 첫날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최경주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뽑아내며 4언더파 66타를 때렸다.
공동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린 최경주는 2019년 4월 RBC 헤리티지 공동 10위 이후 4년 만에 PGA투어 대회 톱10 입상을 바라보게 됐다.
PGA투어에서 통산 8승을 올린 최경주는 2020년부터 시니어투어로 넘어갔지만, PGA투어 대회 출전을 멈추지 않았고 올해는 아예 시니어투어보다는 PGA투어 출전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소니오픈에서 우승했던 최경주는 우승의 기억을 되살린 듯 이날 정확한 샷과 컴퓨터 퍼팅을 뽐냈다.
비거리는 출전 선수 가운데 최하위권이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78.57%에 그린 적중률이 77.78%에 이를 만큼 샷이 정확했다.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정확한 샷을 치는 선수에게 유리하다.
홀당 1.714개의 퍼팅도 나쁘지 않았다.
5번 홀(파4) 9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최경주는 9번 홀(파5)에서 4m 버디를 보탰다.
10번 홀(파4)에서 그린 앞 벙커에 공을 빠트린 최경주는 4m 남짓 파퍼트를 놓쳐 아쉬움을 남겼으나 12번 홀(파4)에서 11m 버디 퍼트를 떨궈 만회했다.
16번 홀(파4) 4.5m 버디에 이어 18번 홀(파5)에서는 한 뼘 거리 버디 기회를 만들어 기분 좋게 경기를 끝냈다.
19번째 소니오픈에 출전한 최경주는 "출전 자격이 없어 초청을 받았다. 2008년 챔피언에 올랐을 때 많은 팬이 왔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오늘 그때 생각이 나서인지 즐거운 경기를 했다"면서 "실수는 있었지만, 퍼트로 잘 만회했다. 그린 읽기가 편했다. 남은 3라운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작년 콘페리투어 신인왕에 오른 뒤 2022-2023 시즌부터 PGA투어에서 뛰어든 김성현(25)은 우승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일몰로 경기가 중단된 16번 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뽑아낸 김성현은 공동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라 잔여 경기에서 선두도 넘볼 수 있는 선전을 펼쳤다.
새신랑 김시우(28)는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로 무난한 첫날을 보냈다. 김시우는 공동 22위에 자리를 잡았다.
이경훈(32)은 1언더파 69타를 쳤고, 안병훈(32)은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버디 2개에 보기 3개를 곁들인 임성재(25)는 1오버파 71타로 공동 101위까지 밀리는 등 발걸음이 무거웠다.
특히 가장 쉬운 18번 홀(파5)에서 벙커샷 실수로 1타를 잃은 게 뼈아팠다.
이 대회에 앞서 PGA투어 전문가 그룹이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쳤던 김주형(21)은 2오버파 72타로 부진했다.
1, 3번 홀 버디로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했지만 6, 8, 11번 홀 보기로 뒷걸음친 김주형은 13번 홀(파4)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3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서는 4m 거리에서 3퍼트를 했다.
공동 115위에 그친 김주형은 컷 통과가 급선무가 됐다.
조던 스피스, 테일러 몽고메리, 크리스 커크(이상 미국)가 나란히 6언더파 64타를 쳐 공동선두에 올랐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데이비드 립스키와 해리스 잉글리시, 브렌던 토드, 데니 매카시(이상 미국), 로리 사바티니(슬로바키아) 등이 5언더파 65타로 1타차 공동 4위 그룹을 이뤘다.
김성현을 포함해 10명이 1라운드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15일 잔여 경기를 치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