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자신을 '미국인 오타니'라고 소개하는 유쾌한 외야수 브렛 필립스(29)가 오타니 쇼헤이(29)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함께 뛴다.
에인절스는 10일(한국시간) "필립스와 1년 120만달러(약 15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힌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는 두 명의 '투타 겸업 선수'를 보유했다"고 장난스럽게 썼다.
오타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 신드롬'을 일으켰다.
2021년에는 투타 맹활약을 펼쳐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2022년에는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이어 AL MVP 투표 2위에 올랐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투수로 28승 14패 평균자책점 2.96, 타자로 타율 0.267, 127홈런, 342타점을 올렸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정상급 선수로 활약 중이다.
필립스는 '정통 외야수'다.
빅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355경기, 타율 0.188, 28홈런, 93타점으로 평범하다.
투수로는 단 4경기만 던졌다. 패색이 짙을 때 '투수 소모'를 아끼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필립스는 4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해 11안타를 맞고 9실점(평균자책점 16.20) 했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던 지난해 5월 11일에는 에인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0-8로 뒤진 8회말에 등판해 1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5안타를 맞고 4실점 했다.
마이크 트라우트와 앤서리 렌돈에게 홈런을 내줬고, 오타니에게는 오른쪽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허용했다.
성적만 보면 참혹했지만, 필립스는 에인절스전 등판을 유머로 포장해 즐거운 추억으로 남겼다.
당시 경기 뒤 필립스는 "오타니가 2루에 도달했을 때 내가 '담을 넘기려면 힘을 더 키워야겠어라고 말했다. 오타니와의 맞대결에서 내가 이긴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MLB닷컴은 "필립스는 2023년 에인절스의 네 번째 외야수가 될 것이다. 트라우트에게 휴식을 주거나 경기 후반 외야 수비를 강화할 카드"라고 필립스를 '백업 외야수 자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필립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쾌한 선수다.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기 외적인 장점을 소개했다.
필립스는 2017년과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지휘한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의 사위이기도 하다.
지난해 에인절스 순회 코치로 일한 힐만 전 감독은 올해에는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코치 교육,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등을 담당하는 컨설턴트로 뛸 계획이다.
힐만 전 감독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사령탑으로 일한 닛폰햄으로 옮기면서 장인과 사위가 한 팀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