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새해 첫 대회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슬프고 기분이 좋지 않다"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모리카와는 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7천59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2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6타 차 선두였던 모리카와는 최종합계 25언더파 267타로 욘 람(스페인·27언더파 265타)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모리카와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말 열심히 했고 기회를 얻었지만, 나쁜 타이밍에 나쁜 샷들이 많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특히 4라운드 후반 14번 홀(파4), 15번 홀(파5), 16번 홀(파4)에서 3연속 보기를 쏟아낸 것이 뼈아팠다.
모리카와는 14번 홀에서 파를 놓쳤을 때부터 평정심을 잃었다며 "(15번 홀에서 시도했던) 칩샷은 연습을 많이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2021년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도 역전패 악몽을 겪은 그는 "히어로 챌린지 때와는 다르다. 그때는 출발도 좋지 못했고 (흐름이) 나빴다"면서 "오늘은 느낌이 좋았지만, 단 세 번의 나쁜 스윙이 나왔다. 그것도 정말 안 좋은 타이밍에 말이다"라고 비교했다.
당시 모리카와는 3라운드까지 2위에 5타 앞선 선두였으나 4라운드 4번 홀(파4)과 6번 홀(파5)에서 연이어 더블 보기를 적어내 공동 5위로 밀려났다.
모리카와는 "충격은 커도 아직 시즌 초반이니 얼른 이겨내야 한다"며 "이틀 휴가를 내고 하와이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3라운드까지만 해도 모리카와에게 7타 뒤진 공동 5위였던 람은 이날 10언더파를 몰아쳐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람은 "경쟁자로서 모리카와를 이기고 싶었다"며 "운이 좋게도 골프의 신이 내 편이었던 것 같다. 만약 오늘 모리카와가 최상의 컨디션이었다면 난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람은 15번 홀(파5) 티샷을 주요 플레이로 꼽으며 "그보다 더 좋은 지점에 공을 떨어트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티샷은 335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람은 두 번째 샷을 홀 컵 약 3.5m 옆에 붙여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이 이글로 모리카와를 1타 차로 추격할 수 있었고, 공교롭게도 모리카와는 곧바로 14∼16번 홀에서 3연속 보기를 쏟아내 역전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