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쌍두마차' 손흥민(31)과 해리 케인(30)이 다시 함께 질주할까.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그 4호 골을 터트려 팀의 4-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토트넘이 3-0으로 앞선 후반 27분 케인이 뒤에서 보낸 로빙 패스가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떨어졌고, 손흥민이 이를 잡아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 이후 리그 득점이 없던 손흥민은 9경기 만에 골 맛을 보며 부활을 알렸다.
그에 앞서 케인은 팀의 결승골과 두 번째 골을 책임져 멀티골을 기록했다.
손흥민과 케인이 EPL에서 동반 득점을 기록한 건 이날 경기가 34번째다. 이들은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사디오 마네(33경기)의 기록을 넘어섰다.
EPL에서 가장 많은 43골(공식전 50골)을 합작해 최고의 듀오로 꼽히는 손흥민과 케인의 '케미스트리'는 최근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손흥민이 리그에서 3골 2도움으로 다소 부진했고, 케인이 홀로 13골을 넣으며 분투했다.
손흥민이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 동선 중첩, 안와골절 수술 후 마스크 착용 등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케인과 간결한 호흡을 통한 공격 전개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두 선수가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합작한 건 지난해 10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토트넘 1-0 승)이었다. 당시 손흥민의 시즌 2호 도움을 받아 케인이 결승골을 넣었다.
공식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같은 달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토트넘 3-2 승)에선 케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한 게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2015-2016시즌부터 함께 한 손흥민-케인 듀오의 호흡은 다시 조금씩 살아나는 듯하다.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선 손흥민이 중앙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공격을 시도했는데, 후반 22분 케인이 찔러준 공을 받은 뒤 질주해 페널티 지역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이 슛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케인은 1분 뒤 다시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넸고, 손흥민이 재차 패스한 공은 맷 도허티의 추가 골로 연결됐다.
이어 손흥민의 득점은 공식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케인이 기점이 됐다.
히샤를리송과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 공격수들의 부상 이탈로 고심하는 토트넘의 입장에선 손흥민이 자리를 찾고 이전처럼 케인과 함께 '해결사'로 나서주는 게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손흥민이 긴 침묵을 깨자 케인은 함께 기뻐했다.
케인은 "손흥민이 골을 넣어 기쁘다. 그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며 "때로는 어떤 길로 나아갈 때 약간의 운이 필요하다. 오늘 득점이 손흥민에게 남은 시즌 다시 시작할 자신감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